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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09 16:35
IMF가 남긴 많은 것들
 글쓴이 : 흑룡야구
조회 : 683  

97년 국가 부도 위기에 신청한 구제 금육 사태를 말하는 IMF 사태, 우리나라 역사는 이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겪습니다.

예전에 노점상이나 장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돈을 번다고 해도 그 돈보다 다른 맥락으로 이들을 귀천으로 가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도 나도 일자리를 잃고 노후 대책 하나도 없이(예전에는 노후 대책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정년 하고 나와서 연금 받는 것이 정석이었으니까요.) 길거리에 아무 능력도 없이 나앉게 되자 갑자기 붕어빵 장사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으레 이런 붕어빵 장사들은 이상한 팻말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나왔습니다."

이런 말들이 많았죠. 직업이 변변치 않지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맥락을 내포하게 됩니다. 하지만 IMF 시절이 지속되면서 점차 이런 직업에 대한 차별 의식은 사라지고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좋은 직업이 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의 내실을 다진다는 이유로 언제 고용 안정성이 없어지고 평생직장 개념도 사라지면서 신념을 가지고 충성스럽게 사는 것은 바보짓이 되고 만 것입니다.

97년을 기점으로 사관학교는 여성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으며 각종 소원을 통해 헌재까지 나서서 여성들의 직업 보장에 앞장서게 됩니다.

그결과 군가산점 제도가 여성의 직업 기회 균등을 빌미로 폐지되었고, 군대도 사병부터가 아닌 장교부터 여성들에게 개방됩니다.

일종의 수혜적 혜택이었던 것입니다.

아마 이때부터 여성들이 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것 같습니다.

즉, IMF 이전까지의 여성상은 집에서 집안을 잘 돌보는 현모양처가 우세했지만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소득도 불안정해지자 여성들도 직업전선에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게 됐고, 그 결과 여성들의 사회진출 확대와 사회적 목소리도 따라 커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이 정말 뜻있는 여성들로부터 저항적으로 개척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IMF 사태라는 외부적 사건이 여성 사회 진출의 촉매제가 됐다는 점입니다.

개척의 역사가 아닌 수혜의 역사로 여성들의 권익이 거시적으로 커지면서 제대로 된 여성 교육이 부재하였고 여성을 위한 평등 교육 없이 사회진출한 여성들은 구시대적 발상을 오로지 반대로 대하는 인식으로 사회에 진출하게 됐고, 그결과 2중 잣대라는 가장 위험한 마인드를 갖게 됩니다.

현 사회에 소위 '김치녀'라는 것은 이러한 세대의 여성들을 말하며 IMF를 학창시절에 겪었던 80년대 생들의 여성들에게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것은 성장기에는 어머니를 통해 현모양처의 여성관을 은유적으로 배웠으나 학창시절을 겪으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즉, 가정 교육과 사회 교육의 괴리를 통해 두 입장에서 유리한 부분만을 채용하여 대처하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30대들의 결혼율 저하와 출산율 저하, 이혼율 급증의 원인이 IMF 사태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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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공돌이 16-10-09 16:59
   
대체로 공감.
Sulpen 16-10-09 20:51
   
경제적 관점에서 여성의 권익을 바라본 글이군요.
그런데 읽으면서 수긍이 되는게, 해외에서도 이런식의 비슷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태국과 북한...
태국은 가정에서 가장 목소리가 강한 쪽이 어머니인 국가이지요. 북한의 경우도 경제 사정 악화(고난의행군 및 배급중지)로 여성의 노동수익이 중요해지면서 변화가 발생했지만 기존의 보수적인 사회분위기와 정권의 억압(2014 여성징병강제)때문에 티가 많이는 안나고 있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