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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10 02:39
도깨비와 고블린
 글쓴이 : 섬나라호빗
조회 : 1,555  

-한국 문화의 특수한 개념을 다른 문화권에 전달하는 데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번역이 막힐 땐 누구에게 도움을 받나. 한국인으로 이뤄진 전문가 팀 같은 것이 있나.

“그런 건 없다. 한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책을 통해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처음 번역을 할 때 소주, 만화, 선생님 같은 표현을 그대로 썼더니 편집자들이 독자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라고 표현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특정 문화권의 산물을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처럼 표현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편집자들을 설득했고 받아들여졌다. 번역서가 쌓일수록 (영국)독자들에겐 그 문화에 대한 친밀도가 생기고 다음 작품에선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 이후 ‘소년이 온다’를 번역했는데 ‘형’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계속해서 한국 문학을 소개하다 보면 영국인들이 ‘스시’ ‘센세이’ 같은 일본어를 알듯이 한국의 일상적 표현들에 익숙해질 거라 생각한다.”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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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하신 분을 인터뷰한 기사의 일부입니다.

도깨비  Goblin

전혀 다른 존재죠.

분명 문화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은 귀찮은 일입니다.

도깨비가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블린으로 선전하면 아주 편합니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깐요.

그러나 그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름과 특별함에 매력을 느낍니다.

일본의 사무라이,닌자를 볼까요?

전세계에 칼을 쓰는 칼잡이가 없던 곳은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굳이 사무라이,닌자를 원어 그대로 선전하고 특별함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사무라이,닌자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독자적인 무엇인가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나오면서 저는 우리 문화를 소개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Goblin으로 선전함으로 

도깨비는 나설 자리조차 없어졌습니다.


음식 선전을 볼까요?

막걸리 -> 라이스 와인 
파전 -> 코리안 피자
떡 ->라이스 케이크

네.실제로 우리가 선전하는 방식입니다.
매우 문화 종속적이고 사대적이며 이렇게는 아무리 선전해도 헛일입니다.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사람들 기억에서 금방 잊혀질 뿐입니다.

만약 이런 식으로 외국이 우리나라에서 선전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와인 ->포도 막걸리
피자 -> 이탈리아 전
케이크 -> 밀가루 떡

정말 바보같지 않습니까? 

처음 시작만 이러면 괜찮지만 문제는 이렇게 끝까지 밀고 간다는 것에 있습니다.

거기다 이렇게 선전했다가 고유어로 다시 선전한들 

그것은 새로운 문화를 새로 선전하는 것이지

이어서 선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어 즉 고유어 그대로 꾸준히 선전해야 독자적인 영역이 구축이 되고 브랜드가 형성되는데

이런 식이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고질병은 고유어를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고유어를 소중히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제자리에 머물 것입니다

----------------------------------------------------------
저번에 올렸던 글인데 다시 올려봅니다.

겨우 "드라마 한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고유어 그대로 잘 알려진 [게이샤]를 보시면 알겠지만 

한편한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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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illa 17-02-10 02:41
   
추천하고픈데 여긴 그런게 없어요 ㅠㅠ
     
그래서뭐임 17-02-10 02:42
   
대신 많은 댓글을 달면
추천과 비슷한 주목 효과가 있지 싶네요 ㅋㅋㅋ
     
섬나라호빗 17-02-10 02:43
   
읽어주신 것만 해도 감사드립니다 ㅎㅎ
촌티 17-02-10 02:43
   
이런 기초적인 개념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내가 이러려고 한국인이 되었나 하는 깊은 자괴감이 듭니다. ㅠㅠ
     
섬나라호빗 17-02-10 02:45
   
50년이면 일본이 광고해 놓은 거 따라잡을 거라는 말이 있었는데 시작부터 이러니..시간과 돈을 더 허비하게 될 거 같습니다
쇼킹12 17-02-10 02:45
   
제목을 뭐로 하든 일단 드라마를 보게 된다면
"아, 이것은 우리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르구나
한국 고유의 문화구나" 라고 알게 되겠죠

제목을 예를 들면 Dokkabi 라고 해놔야
사람들이 호기심에 더 많이 볼까
아니면 고블린, 가디언 이라고 자기들이
좀더 아는 단어를 제목으로 해놔야 볼까
아니면 소수겠지만 한국 드라마 매니아여서
한국 것이라면 무조건 보는 사람이 많을까
시청률이 일단 높아야 문화를 알리든 하겠죠
     
섬나라호빗 17-02-10 02:46
   
스스로 수명을 줄이는 멍청이 짓이죠
     
촌티 17-02-10 02:49
   
"너의 이름은 김철수이지만 사람들이 잘 아는
Charles로 너를 소개하겠다.
그래야 사람들이 너를 더 잘 알지 않겠니?"

뭐 이런 건가요?
          
쇼킹12 17-02-10 03:00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도 있듯이
회원님이 예를 들으신대로 특히 미국 가면
그렇게 많이들 하잖아요 이름 부르기 쉬우라고..

두유노 김치? 두유노 싸이? 두유노 유나킴?
김치 맛있으니 니들 입맛에도 맞을거야 먹어봐

고블린도 어떤 이미지인지 알고 있기는 한데
그나라는 그나라대로 사정이 있는거죠
               
촌티 17-02-10 03:02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데
왜 샘 해밍턴은 해밍턴 샘이 되지 않을 까요?
김 철수는 한국에서도 김 철수고 미국에서도 김 철수입니다.
철수 김도 아니고 촬스 김도 아니고 김 철수.
외국 사람 부르기 좋게 자기 이름 바꾸는 것도
생각없는 짓 중에 하나고요.

우리나라의 사정은 외국 것은 외국 것이니 존중하고
우리나라 것은 외국을 존중해서 외국것으로 바꿔치기하는
그런 사정인가요?
                    
쇼킹12 17-02-10 03:07
   
우리나라의 그러한 특징을 저한테 따지시면..
제가 우리나라 대표도 아니고ㅎ
                         
촌티 17-02-10 03:07
   
우리나라의 특징이 아니라 일부 생각없는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하루사리 17-02-10 02:55
   
뭔가 비싼 유니크 아이템하고 싸구려 매직템하고 바꿔치기 당했는데 돌려 받을수 없는 기분이다..
     
그래서뭐임 17-02-10 02:58
   
마치 프라다가
이태리옷으로 불리는 상황이죠
파마산 17-02-10 03:01
   
고블린은 야차 또는 귀면? 쪽이 더 가깝지 안을까요?
후아붸붸o 17-02-10 03:04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없습니다 17-02-10 03:08
   
님이 말한 예중 와인이나 케이크는 각각 로마시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니 접어두고 피자에 대해 말하자면 피자는 원래 미국에 소개 될때 나폴리탄 파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겁니다. 그게 시간이 흘러 널리퍼지다보니 피자라는 원래단어가 인정된거고요.  그게 미국의 문화적 파워에 의해 전세계로 퍼져나갔죠.

이번의 도깨비 고블린의 경우도 번역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단 이렇게 받아들여지게 하고 앞으로 도깨비에 대한 컨탠츠가 점차 퍼져나가면 도깨비라는 고유어가 퍼저나갈수있다는 겁니다. 닌자나 사무라이 김치 갈비등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 왜 갑자기 무조건 우리 한국어를 집어넣자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고 그게 가능할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만..
     
쇼킹12 17-02-10 03:23
   
저도 이 의견에 동의..
그렇다고 고블린 이라는 제목에
찬성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고블린이 어떤 이미지인지 알고 있고
탐탁치는 않은데 그렇다고 번역을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까 모르겠네요
흑요석 17-02-10 03:08
   
왜 우리는 이런 쪽에서 바보 같지..
맴맴 17-02-10 03:22
   
맞는 말이지만. 여기서 백날 이래봐야 의미는 없음.
산마노 17-02-10 03:28
   
아...추천이 없어 ㅠㅠ
정말 추천 누리고 싶습니다.

예로 든 사무라이, 닌자 는 정말로 글쓴분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과거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칼을 든 무사집단, 암살자..
그러나 그것을 사무라이, 닌자 라고 인식하는 순간 그건 일본에만 존재하는 특별성이 되는 겁니다.
모니터회원 17-02-10 04:18
   
고유어를 쓰는 이유중에 하나는 선점효과도 있습니다.

불고기나 갈비, 삼겹살을 '코리안 바베큐'로 소개를 하는데 일본에서 비슷한
야키니쿠로 홍보를 하고있죠.

그럼 외국사람들이 어느쪽을 더 원류로 인식할까요?
우리나라의 불고기 문화가 넘어가 '야키니쿠'가 됐지만 고유어로 홍보하는 일본과 번역된 종속어로 표현된
'코리안 바베큐'를 비교하면 인접한 일본의 '야키니쿠'를 원류로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죠.

일단 '코리안 바베큐'로 홍보하고 많이 알려지면 '불고기'로 바꿔서 알리자?
알리는 과정을 두번이나 거쳐야 하고 외국인들이 고정된 '코리안 바베큐'를 '불고기'로 불러줄까요?
그 전에 야키니쿠가 먼저 정착돼 버릴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특히 외국에서는 한국사람이 일식집을 하면서 한식을 팔아 한식이 일식의 아류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이름까지 종속되어 표현된다면 그런 인식은 더욱 고착화 되어 갈겁니다.

김치하나 종주권 방어했다고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수많은 한식의 종주국 지위를 뺏길수도 있어요.

일본의 오니는 오니 자체의 정체성을 갖고있지만 이번일로 도깨비는 고블린의 변종쯤으로 취급받겠죠.
     
쇼킹12 17-02-10 04:31
   
몇안되는 한식의 자존심 중에
불고기 뺏기는건 무섭네요, 예전부터
카레도 인도가 원조인건 알고 있지만
인도식, 영국식, 타이식, 일본식 등
여러 나라의 버젼이 있어도
카레 (커리)의 원조는 인도 라고 알듯이
일본식 불고기 (야키니쿠) 가 아무리 유명해져도
원조만은 우리라고 인식되었으면 좋겠네요
tuygrea 17-02-10 05:25
   
독자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니.... 편집자들 생각하는 수준 하곤ㅡㅡ;; 완전 반대로 생각하고 있네요 에휴 답답
술나비 17-02-10 06:00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요즘 유투브에서는 너나없이 [먹방]이라고 부르죠.
Sulpen 17-02-10 06:06
   
개인적으로 가생이 유저들이 지나치게 한가지 부분에 집착하는 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도깨비를 고블린으로 번역하는건 안되고 귀신괴물로 번역하는건 허용해도 되는건가요? 대만 번역글 보니 대만에서는 귀괴가 제목이던데 그냥 도깨비로 방영하라고 하고 수출하는게 옳았을까요?
저는 그냥 귀괴든 뭐든 큰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찍히 외국인들이 바보도 아니고 번역된 제목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깨비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드라마 속에서 도깨비라는 단어가 나와도 몇번은 나왔을겁니다.
홍보면에서 봤을때 접근성을 쉽게해서 도깨비라는 단어를 더 듣게 하느냐, 접근은 어려워도 처음부터 이질적인 느낌으로 임팩트를 주느냐 하는 선택인데 어느쪽이 무조건 좋다는 주장도 웃기지요.
드래곤볼 에네르기파도 원래 일본 명칭은 에네르기파가 아니라 하네하네파인가 그렇지만 그게 명칭이 뭐든 한국에서는 그게 독일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겁니다(에네르기는 에너지의 독일식 어감). 고블린 명칭 논쟁은 비슷한 사례로 한국에서 다르게 번역한 예시만 생각해봐도 과할정도로 열성을 내는 느낌이 있습니다. 애초에 블링크를 점멸로 번역하는건 번역이 잘됬다고 생각하면서 이런건 이해를 못하는지 모르겠네요
적절한 예는 아니겠지만 대한민국과 코리아라는 관계가 있습니다. 한국만 그런게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에서 부르는 명칭과 타국에서 부르는 명칭은 다릅니다. 코리아라는 의미없는 명칭에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씌우는 방식과 전세계에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처음부터 각인시키는 방식. 어느게 좋을까요? 어느방식이든 장단점은 있겠지만 한쪽방식이 옳으니 다른쪽은 잘못됐다는 식으로 생각이 흐르면 그건 지나친거라고 생각합니다.
     
ㅣㅏㅏ 17-02-10 09:04
   
고유명사를 번역하는 자체가 잘못됐다는 겁니다... 똑같은 영어명칭이 있어서 번역이 가능한 경우외에는 그대로 사용하는게 맞죠. 김치가 김치로 알리는게 맞고 막걸리는 막걸리로 알리는게 맞는겁니다. 도깨비면 도깨비로 하는게 맞죠. kbs 박대기 기자라고 있는데 그럼 이 사람은 waiting park 이라고 이름을 번역해야 겠나요? 원래 고유명사가 영어가 없으면 당연히 그대로 사용해야죠. 오히려 영어가 있어도 앞에 korean 이 붙을꺼 같으면 걍 그대로 쓰는게 맞다고 봅니다.

에네르기파는 가메하메파구요. 가메는 거북 하메의 하가 물결이라 거북선인이 쏘는 거라 작가가 만든 말임. 정식수입본외에는 번역시 거북파 거북물결파 거북이파동등등으로 번역되기도 했습니다. 누가 들어도 일본식 이름이고 에네르기 역시 일본에서 에너지를 에네르기로 부릅니다.
사이공 17-02-10 08:34
   
맞습니다.. 아마도 심각한 사대주의 병폐인듯 싶네요..
ㅣㅏㅏ 17-02-10 08:50
   
동의합니다. 도깨비는 걍 도깨비지 그걸 고블린이니 가디언이니 하고 번역하다니...어처구니가 없음...
북창 17-02-10 09:22
   
하...
솔직히 17-02-10 11:29
   
좋은 방향입니다.

이런 문제제기가 활발해 진다면,
조금씩 바뀌다가 결국은 문턱을 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