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의 특수한 개념을 다른 문화권에 전달하는 데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번역이 막힐 땐 누구에게 도움을 받나. 한국인으로 이뤄진 전문가 팀 같은 것이 있나.
“그런 건 없다. 한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책을 통해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처음 번역을 할 때 소주, 만화, 선생님 같은 표현을 그대로 썼더니 편집자들이 독자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라고 표현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특정 문화권의 산물을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처럼 표현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편집자들을 설득했고 받아들여졌다. 번역서가 쌓일수록 (영국)독자들에겐 그 문화에 대한 친밀도가 생기고 다음 작품에선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 이후 ‘소년이 온다’를 번역했는데 ‘형’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계속해서 한국 문학을 소개하다 보면 영국인들이 ‘스시’ ‘센세이’ 같은 일본어를 알듯이 한국의 일상적 표현들에 익숙해질 거라 생각한다.”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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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하신 분을 인터뷰한 기사의 일부입니다.
도깨비 Goblin
전혀 다른 존재죠.
분명 문화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은 귀찮은 일입니다.
도깨비가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블린으로 선전하면 아주 편합니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깐요.
그러나 그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름과 특별함에 매력을 느낍니다.
일본의 사무라이,닌자를 볼까요?
전세계에 칼을 쓰는 칼잡이가 없던 곳은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굳이 사무라이,닌자를 원어 그대로 선전하고 특별함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사무라이,닌자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독자적인 무엇인가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나오면서 저는 우리 문화를 소개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Goblin으로 선전함으로
도깨비는 나설 자리조차 없어졌습니다.
음식 선전을 볼까요?
막걸리 -> 라이스 와인
파전 -> 코리안 피자
떡 ->라이스 케이크
네.실제로 우리가 선전하는 방식입니다.
매우 문화 종속적이고 사대적이며 이렇게는 아무리 선전해도 헛일입니다.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사람들 기억에서 금방 잊혀질 뿐입니다.
만약 이런 식으로 외국이 우리나라에서 선전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와인 ->포도 막걸리
피자 -> 이탈리아 전
케이크 -> 밀가루 떡
정말 바보같지 않습니까?
처음 시작만 이러면 괜찮지만 문제는 이렇게 끝까지 밀고 간다는 것에 있습니다.
거기다 이렇게 선전했다가 고유어로 다시 선전한들
그것은 새로운 문화를 새로 선전하는 것이지
이어서 선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어 즉 고유어 그대로 꾸준히 선전해야 독자적인 영역이 구축이 되고 브랜드가 형성되는데
이런 식이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고질병은 고유어를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고유어를 소중히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제자리에 머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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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올렸던 글인데 다시 올려봅니다.
겨우 "드라마 한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고유어 그대로 잘 알려진 [게이샤]를 보시면 알겠지만
한편한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