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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23 21:13
한옥은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지혜와 철학의 문제죠.
 글쓴이 : 만원사냥
조회 : 605  

당시 우리에게 최선의 건축재료는 나무 흙 기와 돌 정도였고

그 재료에서 최선을 다해서 삶의 지혜와 또 주변자연과의 관계 또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철학을 담은 것이라고 봐야겠죠.


길게 처마를 만들어서 여름 햇빛이 바로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서 그 앞마당은 백토를 깔아서 반사되어서 들어오는 빛을 충분히 담아둘 수 있게 하고...

굴뚝의 낮은 부분을 뚫어놓거나 아래로 향하게 해서 저녁에 밥지을때 그 연기가 자연스럽게 마당 및 집 주변에 깔리게 해서 해충으로 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고...

집터 옆에 볼품없는 나무가 있다고 해도 그 나무 하나만을 위해서라도 작은 창을 만들어내어서 그것마저도 운치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하며

자신의 집터의 한켠을 길을 지나는 나그네나 동네주민들이 잠시 앉아서 쉬어갈 수 있게 내주는 씀씀이까지..



가끔 한옥이 화두가 되면 종종 저 지붕은 저 벽은 저 형태는 ... 하면서 진품명품 가리듯이 어떤 틀에 넣으려고 하는데... 그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있어서 좀 아쉽습니다.

꼭 벽에 맥질해야 혹은 쪽구들이 있어야 한옥일까요?

시골 논 앞에 놓여있던 허술해보이던 오두막은 한옥이라고는 할 수 없을까요?


어느정도 전통적인 형태는 가져가야 하고 그와중에 우리의 색깔을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옥은 이러 이러해야만 해... 라는 생각보다는 이런 저런 지혜와 해학이 있는 우리 한옥인데 이 집은 이런 부분에서 어떤 점은 잘 살린 거 같아... 저 집은 또 이런 점은 없어 보이지만 저런 점은 잘 살린 거 같은데? ... 같은 좀더 열리고 갇히지 않은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맥질이 예쁘게 되고... 좋은 나무로 잘 지은 처마가 멋스러운 집들도 좋지만

재료는 현대식으로 하더라도 우리가 가졌던 기본적인 삶에 대한 철학과 이웃과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을 잘 살리는 것도 한옥의 한 형태로 받아들일때 한옥이라는 것이 좀더 생명력을 가지고 좀더 성장가능성을 높게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암튼 너무 과열되시진 않으실 바랍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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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가생 17-02-23 21:18
   
좋은 글이네요.
     
만원사냥 17-02-23 21:29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햄돌 17-02-23 21:21
   
흔히 한옥은 기와집을 한옥이라 하고

님이 말하는건 초가집인듯
     
만원사냥 17-02-23 21:30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미지는 그런 기와집을 많이 떠올리곤 하시죠.

위에 제가 적은 4가지 정도의 예시에서 4가지 모두 전통적인 기와집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원형 17-02-23 21:22
   
글의 내용에 많은 면에서 공감하지만
당시 우리에게 최선의 건축재료는 나무 흙 기와 돌 정도였고 라는 내용을 보면 사고의 진행을 엿볼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적으로 (현대 산업적인 것을 제외하자면) 나무 흙 돌 그리고 기와(제조한것)는 보편적으로 사용한것입니다.
최선 그리고 그정도라는 의미라는 생각의 진행을 볼때 그정도가 최선으로 읽혀질수있기에 써봅니다.
     
만원사냥 17-02-23 21:33
   
공감을 많이 해주셨다니 일단 감사드립니다.

오해하셨을 수도 있겠군요. 제가 말한 요지는 밑에 글들에 한옥하면 기와지붕에 나무로 된 반듯한 기둥과 흙벽에서 벗어나면 안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 꼭 그렇게 재료에서 좁혀서 들어가기 보다는 재료보다는 한옥이 담고 있는 우리 삶에서의 지혜와 해학 등에도 좀더 집중해보면 더 새로운 것들도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쓴 말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원형 17-02-23 21:52
   
과거 한국 건축의 특징이 주변 자연환경을 손상하지 않고 어울리게 짓는것이지요.
무위자연적인 조경 (건축이 아니라)에 속합니다. 극단적인 반대가 일본의 정원이지요.

그런데 건물의 경우는 자연환경을 이용한 쾌적함을 추구했습니다. 올려주신 글에 나오는 간접광을 이용한다던지
온도차이를 이용한 대류현상을 통해서 여름철 기온조절이라던지 하는 기술적인 방법등을 적용했습니다.

주변과 어울리는 조경방법과 삶의 편리함을 위한 기술적인 방법들은 서로 때어놓고 볼수도 있습니다.

이중에서 한옥만을 놓고 본다면 그 기술적인 부분만을 때어놓고 볼수있는 것이지요.
물론, 완벽해지기 위해선 자연환경과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그런면에서 볼때 한옥과 흙의 문제는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한옥이 한옥으로서 존재하는 자연소재의 문제, 그리고 한옥의 장점에 흙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인공소재가 아닌 흙을 통한 습도조절문제가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물론, 나무역시 비슷합니다만 통나무집이 아닌한 (한옥의 종류중에 통나무집이 있지요. 너와집같은) 보편적인 한옥은 벽을 흙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옥의 특징을 현대적인 기술과 재료로 만든다면 새로운 형식의 한옥이라고 할수있을겁니다. 그렇다고 딱히 한옥이라고 하지는 않고 한국적인 건축이라고 하겠지요. (이러면 다시 전통적인 한옥과의 구별이 생길겁니다)

다시 돌아가서 부언하자면 한옥이 아니라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살수있는 도시설계가 요즘 같은 시대에 더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구가 너무 많이 한곳에 모여살아서 개개의 특성을 조합하기는 힘들기에 다수가 조화로울수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나을것 같습니다.
물론, 소수가 자신만의 공간을 이용할수있다면 더 좋겠지요.

8~9년전에 하남이라는 소도시에서 살때 4월 새벽에 창문을 열어놓으면 그창문으로 산에서 내려오는 냄세가 들어오더군요. (집자체는 아주 별로였지만)
그 자연의 냄세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그쪽이 전부 아파트 단지 건설하느라 다파해치고 있지만...
               
만원사냥 17-02-23 21:59
   
흠... 그렇긴 하죠. 흙벽이 가지고 있는 그 독특한 장점은 쉽게 버리긴 어렵긴 하죠. 그 부분은 공감합니다. 문득 경험을 이야기하셨는데... 저도 아주 예전 시골에서 살았을때 논가를 가로지으면서 집으로 불어오던 바람의 향기는 평생 잊지 못할 거 같긴 합니다. 여기에 어머니가 제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드시는 냄새까지 더해지면... 그것만으로도 그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었죠.

좋은 의견도 또 소중한 경험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산대첩 17-02-23 21:34
   
지역에 따라 재료도 다름

북쪽 지방엔 흙대신 전돌은 쓴 한옥도 있는데

재료에 집착하다 보면 대동강 이북은 우리민족이 아님

그리고 한옥은 꼭 흙을 발라야 한다는 정의도 없음

계급에 따라 한옥의 구조와 재료의 비율이 다 다른데

딱 단정지어서 정의 짓지 못하죠
     
만원사냥 17-02-23 21:38
   
맞습니다. 강원도?만 해도 형태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통 한옥으로 부르던 것들이 아닌 형태가 좀 있고... 지붕에 쓰이는 재료들도 좀 이색적으로 느껴지는 것들도 있죠.
雲雀高飛 17-02-23 21:35
   
저도 한옥하면 어느새인가 기와집을 생각하고 있었나봐요...
생각해보니 초가도 한옥의 범주에 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한옥의 개념부터 다시 잡아야겠어요 ....
     
만원사냥 17-02-23 21:40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그리는 한옥의 형태도 반드시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그 기준?에 못 따라가더라도 조금은 더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저마다 가지고 있을 장점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같이 생각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써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원형 17-02-23 21:57
   
초가와 기와집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기와집 자체가 더 크긴 하지만)

지붕이 초가인가 아니면 기와를 올렸는가의 차이죠.

똑같이 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바닥에 온돌을 깔은뒤에 벽을 흙으로 다듬고 나무로 지붕을 올리고 그 지붕을 황토로 덮고 그위에 짚으로 지붕을 만들거나 기와를 올린 차이입니다.
좀더 재료의 고급화를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의 차이입니다.

지역에 따라서 구하기 쉬운재료를 이용해서 통나무집을 만들거나 짚이나 기와가 아닌 나무판을 이용했거나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왔습니다.
재료 한두개가 다르다고 한옥이 아닌것은 아닙니다만, 기본재료가 나무와 흙 그리고 돌인것이죠. 돈있으면 기와도.
아를 17-02-23 21:47
   
한옥의 정의와 분류에 대한 논쟁은 자세히 모르는 부분이라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초가집이라도 관리만 잘하고 내부 깔끔하게 유지한다면 토속적인 매력에 가서 묵어보고 싶습니다.
어릴 때 읽던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로 시작하던 동화책 그림처럼
초가지붕에 보름달 같이 탐스러운 박덩이가 올라앉아 있으면 더 정겨울 거 같구요.
     
만원사냥 17-02-23 21:53
   
그런 운치도 참 좋죠. 방문을 열면 바로 방안으로 보름달빛이 쏟아져 내리는 여름밤의 풍경도 좋고요.
건달 17-02-23 21:49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만원사냥 17-02-23 21:53
   
좋게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팬텀m 17-02-24 10:34
   
그렇죠 한옥의 가치는 재료나 형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사상입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