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악시장 규모를 美日과 비교한 글이 있던데 저도 예전에 좀 확인해 봤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오늘 올라온 관련글의 어떤 댓글에 링크를 보니 한국콘텐츠진흥원 2012년 국내음악사업 백서 자료를 근거로 한게 있어서 IFPI(국제음반산업협회)의 2012년 음반산업 보고서를 가지고 얘기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가 전년도에 비해 9% 증가한 자료도 있던데 그건 2013년 자료인거 같아서 아쉽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때문에 전년도보다 4% 하락한 2012년 자료를 이용하여 달러환산금액이 아닌 원화를 기준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를 보면 IFPI 자료의 금액은
최종 소비자의 지출액(Retail Value)이 아닌 기업간 매출액(Trade Value)을 기준으로 한다고 합니다.(이하 Trade Value는 TRV로 표시하겠습니다)
위 표의 2012년 우리나라의 음반(CD) 55%, 디지털음원(스트리밍 다운로드) 43%, 실연권 2%, 배경음악 0%의 비율로 나눈 TRV는 아래와 같습니다.
전체 2,118억7천만원
음반 1,165억3천만원
디지털음원 911억
실연권 42억3천만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2년 국내 음악사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IFPI의 자료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사업형태 중 음반사들의 주업무인 유통/배급만 보려고 합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가 음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니까요.
음반(CD)과 관련된 부분을 찾아보면 음반소매업(오프라인+온라인)이 1,005억 정도 나옵니다. 하지만 TRV는 최종 소비자의 지출액이 아니라고 하니 소매업은 아닐거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보면 음반 도매업(음반을 도매하는 사업체) 505억, 음반 배급업(음반을 도소매업 사업체에게 배급하는 사업체) 566억을 합치면 1,071억 정도 나와서 IFPI의 음반(CD) TRV 1,165억과 근사치가 나옵니다.
디지털음원은 음원대리 중개업(음원권리자로부터 음원의 권리를 양도받아 온라인상으로 중개하는 사업체)이 912억 정도 나옵니다. IFPI의 디지털음원 TRV 911억원과 가까운 금액이 나옵니다.
멜론처럼 소매개념인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인터넷/모바일 음악서비스업이 아니라 중개하는 업체의 매출액을 반영했으니 음반(CD)에 적용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실연권은 저작권 관련된것인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위의 분류가 자의적으로 해석한거 아니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습니다.ㅎ
하지만 상기 표가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의 음반산업규모 그래프를 보면 2012년 902억이라고 되어 있어 단순히 소매 매출액으로 규모를 산정하는건 아니란걸 알 수 있습니다.
결론은
IFPI에서 조사한 국내 시장규모가 단순히 소속회원사인 소니, 워너의 통계치가 아니라 국내유관협회를 통해 획득한 통계를 반영한 거라는 겁니다.
2012년 국내 상위 10개사의 음반판매량은 6,925,048장인데 소니/워너의 판매량은 139,283장으로 2%에 불과합니다. 음반 TRV 1,165억이 고작 2% 점유율인 소니/워너 만의 금액이라면 우리나라 전체로는 5조8250억이라는 터무니 없는 금액이 나옵니다.
혹자들이 말하는 우리나라와 美日의 규모가 수배, 수십배 차이 난다는 말을 증명하려는건 아닙니다. 美日의 규모는 제가 확인하지도 않았고 확인할 마음도 없으니까요. IFPI에서 말하는 국내규모가 단순히 잘못된 근거로 만들어졌다는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당시 환율에 따라 수십%씩 변동이 생길수 있어서 왜곡된 수치가 보여질수도 있습니다. 2012년은 한창 K-Pop붐이 불던 때여서 기억하는데 엔화가치가 높을때였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서 나왔던 2012년 음악저작권료 노래별 분배금액을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해당 노래들의 발매일을 보겠습니다.
카라 미스터 2009.07.30
소녀시대 Gee 2009.01.05
박구윤 뿐이고 2010.01.08
카라 점핑 2010.11.10
티아라 롤리폴리 2011.06.29
박상철 무조건 2005.03.29
박상철 황진이 2007.03.21
다비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2011.08.29
아이유 너랑나 2011.11.29
신유 시계바늘 2008.09.23
트로트를 제외하면 티아라, 다비치, 아이유 모두 2011년에 발표한 2012년 기준 신곡들입니다.
반면 카라 미스터, 소녀시대 Gee는 2009년 발표된 곡이고 카라 점핑도 2010년 발표곡으로 이미 국내에서는 소비가 끝났던 노래들입니다.
특히 티아라 롤리폴리는 연간 음원1위 했던 노래 아니였나 싶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네요.
그런데도 2010년 일본에서 발매했던 카라, 소녀시대의 곡이 큰 차이로 1,2,4위에 해당하는 저작권료가 분배된거 보면 시장규모 차이가 있다는걸 보여주면서(韓日저작권분배율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환율효과의 영향으로 더 극적으로 차이가 나게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이처럼 IFPI의 음반시장규모도 환율효과가 격차를 더 크게 보이게 하거나 더 작게 보이게 할수도 있으니 단순히 몇배다 몇십배다는 중요한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