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문화권은 대체로 아시아의 남방지방으로 습하고 기온이 높은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최초로 쌀을 제배했다고 평가되는 중국 남방과 동남아 북부지역에서는 쌀을 주식으로 할 경우 부족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 강이나 연못 등에서 잡은 생선을 반찬으로 많이 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생선은 보존성에 문제가 많아 장기 보존을 위해 젓갈 형태와 식해 형태의 두 가지 발효 보존법이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즉, 생선을 염장한 후 숙성시켜 액젓이나 육젓 형태로 생선을 발효시켜 섭취하는 방식과, 익힌 쌀과 생선을 층층이 쌓아 쌀을 매개로 한 발효의 방식 이 두가지 입니다.
이러한 저장법은 쌀문화권에서는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중국 남방에서 기원하여 동남아로, 중국 장강 이남의 중국 남부 전체로 확산되었다가 우리나라 남부 지역으로 이 보존법이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젓갈과 식해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었는데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스시'의 원조라고 말하는 음식에는 우리의 식해를 닮은 것이 있는데 쌀밥과 잉어를 번갈아 층으로 쌓아 보존하다가 충분히 익으면 밥을 버리고 잉어만 잘라 반찬으로 먹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어느 마을에서 소녀를 제물로 바치던 풍습을 대체하고자 시체 냄새가 나는 음식을 만들어 대신했다고 하는데 이것역시 미꾸라지 등을 밥과 밥사이에 넣고 숙성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식해의 조리법으로 쌀문화권에서 보편적인 보존법으로 존재하던 것이 길거리 음식화되면서 속성으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스시라고 합니다.
즉, 오랜 발효시간이 걸리는 식해 대신에 밥에 식초를 넣어 그 맛을 대신하고 그 위에 생생선을 올려 속성으로 만든 것이 스시인 것입니다.
스시는 그러니까 패스트푸드인 것입니다.
일본의 길거리 음식이었던 이 '스시' 즉, 초밥이 일본이 잘 하는 '있는 척, 대단한 척'을 통해 매우 고급스럽고 비싼 음식처럼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