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컨설팅 믿고 따르다가 LG전자는 골로가고
두산은 알짜 사업들 외국 자본에 다 뺏기고 골로 갈뻔함
LG전자는 2000년대 중반 맥킨지에 300억원 가량의 자문료를 지급하고 경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지만, 스마트폰 진출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LG전자는 2007년 남용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전문기업에서 마케팅전문기업으로 변화를 모색했다.
맥킨지의 마케팅 전문가를 데려오고, 주요 경영진에 외국인을 영입하는 시도도 잇따랐다. 연구개발(R&D) 인력들을 마케팅 분야로 옮기는가 하면 R&D비중은 줄이고 마케팅 비용을 적극 늘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기술 개발 및 시장 진출이 늦어져 지금까지 고전하고 있다.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따랐던 두산그룹도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1996년 2월부터 두산에 컨설팅을 한 맥킨지는 소비재 사업인 OB맥주와 코카콜라 등을 매각하고 매각 자금으로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미국 소형 건설장비회사 밥캣을 인수할 것 등을 조언했다.
두산은 1996년 4조원대였던 매출이 2008년 약 24조원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침체되면서 위기를 맞는다. 팔려나간 OB맥주는 두산이 위기를 겪던 2010년 전후 수년간 연평균 15%가량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두산 안팎에서는 맥킨지 조언에 따라 소비재 사업 전부를 매각하기 보다는 일부를 남겨뒀으면 위기 시 현금흐름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두산이 20년만에 면세점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