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면, 참으로 사회가 군인을 존중하고 우대한다는 느낌을 항상 받습니다.
오늘도 면허증 재발급문제로 DMV (미국 교통관련부서) 찾아가서 줄을 서 있었습니다. 아시는분은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관공서 가는 것 좋아하는 사람 없습니다. 특히 제가 있는 LA지역은 줄을 엄청 오랫동안 서서 기다려야합니다. 예약하고 오려고 해도, 한 달 후에나 잡힐 정도로 민원은 많지만 업무처리는 느린 곳입니다. 주토피아 보시면 나무늘보가 일하고 있는 곳이 DMV입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데 마침 군복입은 군인 두명이 들어오더군요. LA살면서 군복입은 군인 만난건, 재작년 서브웨이 샌드위치 살 때 이후로 처음이라 반가웠습니다. 그런 와중에, 줄 관리하는 사람이 그 둘을 보더니, 바로 앞으로 빼주더군요. 직원도 아무 문제 없다는 듯이 군인 먼저 일을 처리해줬구요. 심지어 줄 서서 기다리는 그 누구도 불쾌한 기색은 전혀 안보였습니다. 헌데, 그 뒤에서 기다리던 한국여자 2분, 얼굴에서부터 짜증난 표정이 드러나고 제가 있는 곳까지 들릴 정도로 '한국어'로 욕을 내뱉더군요. 안 그래도 여기저기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인데, 무슨 깡인지..? 외국인들이 당신들이 내뱉는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그 뉘앙스는 다 알아먹습니다. 하물며 얼굴까지 그런 썩은 표정인데, 누가봐도 군인한테 줄 양보해줬다고 짜증내는걸모를까요? 정말 한국인으로써 창피하더군요.
제가 오늘 만난 저 둘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살면서, 또 외국 살며 만난 '일부' 젊은 한국여자들의 국가안보의식 및 군인에 대한 인식은 참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하나하나 말하자면 너무 길어질 정도로 에피소드가 많아서..특히 군인을 군인 그 자체로 보지 않고 '남자'로만 생각하는 일부 꼴통집단은 (메X같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군부독재시절을 경험하거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인에게 험한꼴을 당한사람이라면 군대와 군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을 이해라도 해보겠지만, 전혀 관계도 없는 젊은양반들이 무턱대고 군인을 비난하고 무시하니 참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행동이 나오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안보의식이 결여되었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보의식이 없으니,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인을 우습게 보고, 대우는 커녕 무시하는 행동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래에도, 스타벅스에서 휴가장병들에게 커피 무료로 제공했다 난리나고,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돈 없는 군인 무료로 탑승해줬다고 뒤집어진 것 보면, 참으로 갈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안보에는 남녀노소, 좌우, 영남호남이 따로 없는데 말입니다. 안보는 군인만 지킨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온 국민이 안보에 대한 올바른인식을 정립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