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세기에 일본이 아주 적극적으로 서구문물을 받아들였고, 영어등을 해독할 수 있는 식자들이 일본어 (물론 주로 한자어)로 번역해놓는 것부터 먼저 했죠. 이 전통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일본에선 지금도 영어없이도 불편없다는 식의 말을 함.
서양의 모든 학문, 서적, 용어등등 전부 일본에 의해 한자어로 번역됨.
이미 한자로 번역까지 다 해놓은 것이니 한국어로 번역하기는 매우 수월
80 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들로 넘쳐났었죠. 그럴 수밖에요.
영어로 된 서적들을 한국어로 번역할 인력 자체가 부족했고, 그 정도 능력이 있다면 번역보다 더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사람은 훨씬 더 많았고요.
영어 교육을 받은 사람이 늘어난후 비로소 영어로 된 학술서를 한국어로 번역한 서적들이 늘어난겁니다.
물론 넘쳐흐르는 외국의 저술들을 다 번역해서 쓸 수는 없는 얘기죠. 일본은 인구가 많아서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일본처럼 전문가들이 번역해놓으면 그걸 교재로 삼으면 된다는 식은 한국에서는 무리이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일부 전문가 빼고는 한 다리 아니 몇 다리 건너서 한참 뒤쳐진 것을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그것도 그 전문가들이 평가하기에 좋다는 것만요. 학문의 다양성을 크게 해칠 수밖에요. 일본이 갈라파고스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강하게 작용할 듯.
그냥 모두 다 해외 문헌을 직접 습득할 능력 갖추면 그만입니다.
일본이 번역해놓은 한자어를 기반으로 공부해야 할 이유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