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SSD 1위 인텔 턱밑까지 추격한 삼성전자
낸드 자체 생산 능력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잠식
삼성전자 관계자가 지난해 9월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SSD 글로벌 서밋 2016’에서 SSD 신제품 ‘960 PRO’와 ‘960 EVO’를 소개했다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버(SSD) 시장에 도전장을 낸 삼성전자(005930)(2,101,000원 20,000 -0.94%)가 4년 만에 업계 1위인 인텔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삼성전자가 서버용 SSD 시장까지 인텔을 넘어선다면 사실상 전 세계 SSD 시장을 평정하게 된다.14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 세계 서버용 SS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0%대까지 끌어 올렸다. 인텔과의 점유율 격차를 2~3%포인트까지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SSD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자료를 기억하는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로 PC용 SSD와 서버용 SSD 등으로 나뉜다. 이 장치는 하드디스크(HDD)보다 성능이 뛰어나 컴퓨터와 서버 등에 HDD 대신 쓰인다. 삼성전자는 PC용 등 전체 SSD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전 세계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매출액 기준으로 약 37%로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인 인텔(12%)과 샌디스크(9%)의 점유율을 비교하면 세 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서버용 SSD 시장은 인텔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업 서버 등에 주로 쓰이는 서버용 SSD는 성능이 뛰어난 대신 시장 가격이 일반 SSD보다 약 1.5배 비싸다. 서버용 SSD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윤이 많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서버용 SSD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텔에게는 위협이었다. 속도와 내구성, 생산성까지 무장한 삼성전자는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서버용 SSD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ISH Markit)에 따르면 전체 서버용 SSD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80억840만 달러(한화 약 9조1800억원)로 집계됐다. IHS마킷은 서버용 SSD 시장이 연평균 14% 성장하면서 오는 2020년에 132억 2600만 달러(한화 약 15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은 지난달 서버용 SSD인 옵테인(Optane) SSD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을 견제했다. 해당 제품은 D램과 낸드의 장점을 모두 합친 하이브리드형 SSD로 알려졌다. 대신 경쟁사 서버용 SSD보다 시장 가격을 비싸게 책정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인텔이 조만간 삼성전자에 서버용 SSD 시장에서도 우위를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은 삼성전자가 고객사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한 기업 간 거래(B2B)를 통계에 반영하지 않는다”라며 “삼성전자가 B2B로 거래한 서버 SSD 수요까지 합친다면 이미 인텔을 넘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XM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