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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11 19:50
저 중학교 때 별명이 쪽바리라는 왕따 친구가 있었습니다.
 글쓴이 : 축구왕메시
조회 : 1,106  


90년대 이야기입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아주 가난한 지역에서 보냈습니다. 

방금 구글뷰로 보니, 이제는 많이 발전되서 깨끗한 동네가 되었네요. 

벌써 22년이 흘렀으니까요.

그런데 중1때 이런 저런 사정으로, 강남에서 나름 잘산다는 자부심이 엄청 강한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대청중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요즘에야 안 그렇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상한 졸부근성 가진 사람들이 좀 있었죠. 

그때는 왕따라는 말은 없었고, (98, 99년쯤 나온 말로 기억합니다.) 

간간히 이지메라는 일본 말이 막 쓰이기는 했었는데,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 있기는 있었죠.


괜히 제가 전학가서, 

못사는 동네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 당할까봐 걱정 엄청 했던 기억이 나네요. 

꿀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백화점 가서 비싼 닉스, 게스같은 옷들 잔뜩 샀던 기억도 나네요.  

 
다행히 왕따는 안 당했는데, 


조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애가 중1때 같은 반이었죠. 

그런데 제 기억으로 체육복 갈아입을 때였는데, 

'(한국) 근대화는 솔직히 일본이 시켜준 거 아니냐?'

이런 소리를 했는데, 요즘에야 인터넷에서 일뽕들이 하도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해서 면역이 되었지만, 

당시 저로서는 엄청난 충격적인 매국노 발언이었습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었죠. 

저런 소리하고 다니면 천벌받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90년대는 지금과 많이 달랐죠. 

그때는 일본 문화도 개방되지 않았는데,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일본 가수들 이야기를 항상 하고, 

당시 한국에 케이블 TV가 생겼는데, '그거 일본에서 재미없어서 망했어.' 

건전지에 적혀 있는 일본어를 자기가 읽을 줄 안다고 자랑을 해대는둥, 

  
아무튼 뭔가 많이 이상한 애였죠. 



아무튼 그보다도 너무 성격이 재수없어서, 

어느 순간 왕따가 되버리더구요. 

저같은 애들이야 가만 있는데, 

일진, 당시에는 일진이라는 말은 없었고, (이것도 99년 만화에서 일진회라는 것이 나오면서 등장했고, 대중적으로 퍼진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라고 생각되네요.) 


양아치, 날라리라는 말을 썼는데, 아무튼 노는 애들에게는 구타도 당하고 그랬죠. 

하도 재수없으니까. 

별명도 쪽바리가 되었고요. 


지금 글쓰면서 생각해보면, 한국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던 거 같아요.  


저는 94년 중1, 95년 중 2, 96년 중3이었죠. 


3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그 쪽바리는 계속 왕따였고, 


어떤 애가 롯데월드갔다가 쪽바리를 우연히 만났는데, 

아버지가 일본 사람인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뭐 현지처라는 등, 그런 소문이 퍼졌는데, 그건 모르겠고요. 

아무튼 아버지가 일본 사람이었던 확실했던 것이...


중3이 되니까, 다른 친구가 전학을 왔는데, 얘는 7살때 미국에 갔다가 16살때  귀국했으니, 완전 교포처럼 생겼었고, 한국말이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의사소통은 되는데,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건 힘들어했죠.  

당연히 공부를 잘 못했죠. 언어가 안 되니까요. 


그러다가 96년도에는 고입선발고사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대학들어가기 위해 수능 보듯이 , 

고등학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봐야 했죠. 잘 봐서 0~1개 틀리면 과학고, 외국어고 가고, 

지금 잘 기억이 안나는데, 200점 만점에 70점인가? 그 미만이면 인문계 고등학교에 못 가게 됩니다. 

재수해야하죠. 아니면 빨리 결정해서 공고나 상고 등으로 진학해야 했는데, 

대청중 근처에 수도공고라는 아주 멋있는 학교가 있었는데, 몇몇 학생들이 거기 진학하려다가 인터뷰에서 엄청 까다로워서 탈락하고 그냥  인문계 갔던 일도 기억나네요. 

거기서 떨어진 애들은 

공고 떨어졌다고 애들이 막 놀린 기억도 나네요. 

 

그런데 그 선발고사를 보던 날, 

앞서 말한 쪽바리하고, 또 터키에서 살다와서 별명이 '터키'인 애가 있었거든요. 


쪽바리랑 터키가 선발고사를 안 보는 겁니다. 


물어보니까, 쟤들은 외국에서 살다(?)와서 안 봐도 된다네요??? 

안 봐도 저절로 진학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어린 저로서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었죠. 쪽바리랑 터키는 우리말이 100% 완벽했거든요. 

오히려 위에 말한 미국에서 오래 살다온 친구가 혜택을 받아야 할 거 같은데, 그 교포 친구는 정식으로 시험을 정말 어렵게 준비했고, 

왜 한국어에 전혀 문제가 없는 쪽바리와 터키는 시험없이 진학이 가능한지? 

당시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그들은 한국시민권자가 아니라, 

해당 국가에 시민권이 있었던 거 같네요. 

즉 외국인이었죠. 



그리고 미국교포 친구는 아마도 미국 시민권이 없고, 한국시민인 상태에서 다만 미국에서 오래 살다와서 

언어만 어눌할 뿐, 국적으로 따지면 순수한 한국인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 쪽바리는 별명만 쪽바리가 아니라, 정말 아버지가 일본인이었고, 국적도 일본이 맞았던 거 같습니다. 


행동거지는 완전 한국인이었지만, 

어쩌다 그리 된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어그로들 볼때마다 자꾸 그 친구가 생각나네요. 벌써 21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살고 있을지, ㅎㅎ 

아직도 어그로질 하면서 살고 있을지...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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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ston 17-05-11 19:53
   
잘보세요.
여기서 글 올리고 있을지 몰라요.
     
팬텀m 17-05-11 19:54
   
이 글보고 흠칫 할지도 ㅋㅋㅋㅋ
kimchiman 17-05-11 19:55
   
그 친구 여기 있을지도 모릅니다 ㅋ
지금 이 글도 보고 있을지도..
winston 17-05-11 19:58
   
님은 잘하면 여기에서
옛 친구를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스프라이 17-05-11 20:00
   
중3때 별명이 '오사카'인 오사카에서 온 전학생 있었는데 부모님하고 맞담배 피우는거 보고 친구들  단체로 멘붕했던 기억이ㅋㅋㅋ성격도 좋고 웃기는 놈이였는데 잘사는지 모르것네
파키즈 17-05-11 20:12
   
고등학교때 친구중에 '아가리' 라는 애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중국사람이라더군요.
공부 열라 못하는데.. 중앙대 어디 갈꺼다.. 외국인 특별전형이라서 된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었는데 갔는지 아닌지는 말 모르겠어요.
꽃보다소 17-05-11 20:16
   
뭐징? 나와 같은 시대를 산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전혀 공감할 수 없다니 작성 자분의 학교가 지역에 비해 정보가 늦었나 싶군요.
아니 저 중학교 때가 일본문화의 황금기 였음. 오락실 일본게임도 최고 전성기 였고요.
학교에서 만화책 돌려보고 500백원에 작은 만화책 사서 모으고 사실 일본문화로 싸우거나 하는 학생은 없었죠.
오히려 인기 많았구요.
하지만 님 친구처럼 그런 말 하는 인간은 없었음. 제 주변에서 본적은 없었고 만약 있었다고 한다면 명복을 빌었겠죠.
아날로그 17-05-11 20:16
   
별명이 야마다 였던 친구가 생각나네요.....ㅋㅋㅋ

밤에 가면..항상 당구장에 있다고해서...원래는 "밤마다" 였는데....
생긴게....진짜로...워~~~낙...얍삽하게 생겨놔서.... 밤 (야)...써서...."夜(야)마다".....ㅋㅋㅋ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으려나?
인생재발신 17-05-11 20:19
   
별명이 별명이 아니었군요
흰까마귀 17-05-11 20:22
   
내가 96년도에 수능 2세댄가 1세댄데....

그때 조차 수능이 400점 만점이였거늘 시대가 역행했나..

닉스는 모르겠고 게스랑 겟뉴즈든가 뭐시깽이 청바지에 안전지대 잠바쪼가리도 유행 끝물이였고..

개방은 부분적으로 개방이 다돼서..
님이 그시절 읽은 드래곤볼 슬램덩크 조차 일본만화이거늘...

그래서 점프 주간지 사면 슬랭덩크 있는 부분은
친절하게 뒤쪽부터 읽으라는 설명까지 달려있음..
결자해지 17-05-11 21:03
   
제가 쓴 예전 댓글 중에 지인 중 외할머니가 일본인인 지인 한명과
아버지가 일본인인 지인 한명이 커밍아웃해서 엄청 놀랐었단 댓글 있습니다ㅋ

본문글에 쪽바리 친구가
근대화는 일본이 시켜준거 아니냐라고
했다는데서 방숭이 혼혈이라고 딱 촉이 왔네요

일뽕중엔 원숭이 혼혈들도 꽤 있을거다라고
추측합니다.

원숭이 혼혈들은 은근하게 일부심이 쩔더군요

제 지인 둘도 일본혼혈이라고 얘기 안했을땐 몰랐는데
알고나니 방숭이 같은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재수털렸음.

몰론 지금은 연락안합니다. 어쩐지 음흉하더라니..
Mahou 17-05-11 21:21
   
원래 학창시절에는 전교에 쪽바리 한두명씩은 서식하지 않던가요? ㅎㅎ
전 가정사정상 일본에서 오래 살았고요(부친 직업관련하여),
혼혈을 말씀하셔서 하는 말이지만, 제가 가생이에서도 몇번이나 적은 내용인데요.
난 실제로 재일교포를 조롱하는 일본인과 주먹싸움도 했던 놈이며,
재일의 편을 들어주고, 재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노력할 의향도 있슴.
그러나, 그럼에도 난 한국인으로 인정하지 않아요.
예로, 추성훈씨같은 경우도 전 꼬박꼬박 아키야마씨라고 호칭해왔고, 이후로도 그럴 것임.
이유는 사고의 방향성과 모호한 정체성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재일을 겪어도(인성문제는 아님. 겁나 착함), 그 이질감을 없앨 순 없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