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500억 원이 넘어가는 부담스러운 예산이다. '옥자'를 한국에서 투자받게 되면 동료들의 영화 10편이 '스톱'된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설국열차' 때 후배 영화인에게 '이런 대작은 제발 외국에서 투자 받으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업영화의 제작비가 평균 50~60억 선임을 감안할 때 자신의 영화에 500억원이 투자된다면 그 피해가 후배들의 영화 제작에서 미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봉준호는 전작 '설국열차'를 만들면서 제작비 400억 전액을 CJ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받았다. 이 당시에 겪었던 크고 작은 부담감과 후배들에게 끼치는 여파를 사전에 차단하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한국 투자사를 배제한 봉준호는 미국 투자사들과 접촉했다. 독립영화 전문 투자사와 상업영화 전문 투자사 양쪽을 노크했다.
봉준호는 "폴 토마스 앤더슨('매그놀리아', '데어 윌비 블러드', '마스터'와 같은 수작을 만든 미국의 대표적인 거장)같은 감독들과 일하는 독립 영화 투자사들은 '옥자' 시나리오를 좋아했지만 예산 이야기를 들으면 버거워 했다. 반면 블록버스터를 주로 만드는 스튜디오에게 제작비 500억은 큰 돈은 아니었다. 예산은 충분히 지원 가능하다면서도 시나리오는 불편해 했다. 그들은 나에게‘이 영화의 스토리에 'E.T.'(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와 같은 아름다운 구석이 있는데 그 요소를 부각한 영화를 만드는게 어때?'라고 제안했다. 이런 양쪽의 선택지를 두고 방황하던 차에 넷플릭스를 만났다"고 투자 유치 과정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봉준호의 독창성과 '옥자'의 아이덴티티를 100%로 존중했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는 시나리오의 토씨 하나 바꾸란 요구가 없었다. R-18(미국의 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일컫는 용어) 등급, 즉 피가 철철 나고, 욕설이 난무한 영화를 만들어도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약 500억원의 제작비지원+ 시나리오 백퍼존중+ 최종편집권+ 등급마음대로...
예산도 예산이지만 시나리오 및 감독 재량 100프로 존중하는 게 진짜 좋네요.
설국열차 편집권가지고 미국 배급사랑 갈등도 있었으니..
(갑자기 디씨가 디씨가 디씨가 떠오른다.. ㅜ)
참고로 한국 미국 영국에서 극장 개봉 확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