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때 19살이었고 이곳저곳 일을 구하다가
잉햄이라는 닭고기 공장에 인터뷰를 보러 갔습니다. 아무래도 호주는 관광 산업과 농업 위주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농담삼아 잉햄을 호주의 삼성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삼성이 100배 1000배 위대한 회사지요. 어떻게 삼성처럼 좋은 회사를 동네 닭고기 공장과 비교하겠습니까? 그냥 농담입니다.
인터뷰를 보러 아침 10시인가? 그쯤 갔었는데,
입구에 경비는 아니고.........뭐라고 해야 하나요? 게이트 문 열고 닫고 그런 일을 하는......
리셉션이라고 해야 할지, 그냥 경비라고 할께요.
아무튼 호주인 경비가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 2명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굉장히 rude했습니다. 말투나 행동만 봐도 싸가지 없는 사람인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영어에는 존대말 , 반말은 없지만, 그래도 그 특유의 말투 억양이 있으니까요.
대충 대화 내용이,
호주인 경비' 니들 어디서 왔어?'
한국청년 ' 한국.'
호주인 경비 '타타타타타' (총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면서) 코리아에서 총질이나 하지, 여기는 왜 온거야?'
농담반 조롱반, 비슷하게 이야기하는데, 딱 봐도 굉장히 저질스럽고 천박한 사람이라.....
그리고 이런 일 겪기가 쉽지 안거든요.
'아무리 천박한 사람이라도 저 사람 왜 저럴까?' 그런 생각도 들고.......
그리고 나서 인터뷰 보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정확히 세보지 않았지만
한국 사람(주로 워홀러라고 하지요) 사람들이 수 백명이 와 있는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겨우 10명인가 뽑았던 걸로 아는데,
물론 외국와서 서로 돕고 살아야하겠지만,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더군요.
서로 엄청 경계하고 뭐 그런 분위기?
그리고 간간히 호주인 청년들이 몇명 있습니다. 호주인 답지 않게 고개 숙이고 땅만 보고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외국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 사이에서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죠.......
1:1로 인터뷰하고,
피지오가 와서 또 몸무게 재고, 혈압재고 청력검사 시력검사 윗몸일으키기, 피지오가 제 손아귀 힘 테스트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더니, 피지오가 그냥 가래요.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인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몇시간 단위로 계속해서 사람들이 온데요.
그 말 듣고 정말 포기했죠.
어차피 체력이 약해서 뽑혀도 일도 못버텼겠지만,
그리고 당시에는 제가 어려서 철없고 어린 마음에 저까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 왜 이렇게 호주에 많이 오나?'
그런 생각이 한번 스치고 지나갔는데, 저같은 사람까지 그런 생각을 할 정도면.....
거기있던 호주인 지원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그 경비직원은 왜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아주 옛날 이야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