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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교해지는 北전략, 韓 당해낼 수 있나
북한이 화성-12로 괌을 포위사격하겠다는 위협은 지금까지의 북한발(發) 미사일 위협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직결될 수 있다.
김정은 체제가 본격화된 2014년 이래 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략은 도박판에서 말하는 올인(All-In)식이었다. 가지고 있는 판돈을 모두 걸고 승부를 펼치거나 허세를 부리는 등의 방법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김정은의 전략이 아버지인 김정일보다 치밀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김정일은 우주 개발을 명분으로 일본 본토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에 주력했다. 미국이 표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출구전략’을 확보해 위기가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반면 김정은은 마구잡이식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국과 미국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미사일 위협을 가하다보니 압박이 분산돼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그저 많이, 멀리 쏘아올리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전략적 효과도 반감됐다.
그런데 이번엔 화성-12에 의한 괌 포위사격 계획을 공개했다. 괌은 B-1B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군 전략자산이 대거 집결해있다. 장거리 정밀유도무기를 포함해 56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1B는 올해 들어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출격하면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화성-12가 괌을 위협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가 있지만 화성-12를 100% 격추한다는 보장은 없다.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미군 전략자산은 괌에 발이 묶이거나 최악의 경우 괌에서 일시 철수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바로 괌 주둔 미군이 한반도로 출동하기 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 북한에 대한 공격 시도를 못하도록 하는 ‘거부적 억제’ 전략이다. 손에 잡히는 장난감이란 장난감은 닥치는대로 집어던지며 화를 내던 철부지가 어느 순간 예리한 송곳 하나만 들고 나타나 상대를 위협하는 것처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한층 정교해진 셈이다. 만약 북한 전략군의 모든 탄도미사일들이 이처럼 정교하고 세심하게 기획된 운용전략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까. 냉전 종식 이후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운용전략에서 발전이 없었던데다 즉흥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이 북한의 도전을 단번에 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미친 듯이 달리고 있지만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다. 대응 역시 오락가락한다. 북한이 처음 괌 포위사격을 언급한 9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안보리 제재 결의안 채택 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내부결속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전략군 김락겸 사령관이 10일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공개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합참 명의의 경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180도 바뀐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발언도 하루만에 “상황이 엄중하고 심각해진다고 보고 있다”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한다는 뉘앙스로 달라졌다. 북한의 속셈을 제대로 꿰뚫지 못하는 상황에서 체제의 생존을 걸고 국가적 차원에서 ‘미제와의 판갈이 결전’에 나선 김정은 체제를 상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은 화성-12 괌 포위사격 계획을 이달 중순까지 수립해 김정은에게 보고하고 발사명령을 기다리겠다고 공언했다.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전후로 화성-12가 태평양 상공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목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화성-12 발사 직후 발생할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해 대응 전략을 만들어뒀을 것이다. 연평도 포격을 통해 한미 동맹 체제의 빈틈이었던 국지도발 대응의 허점을 정확히 찌른 북한으로서는 휴전선 일대의 장사정포와 후방의 전술미사일, 무인기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준비도 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결전태세다. 그런 북한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미사일 단추를 맡겨도 되겠나”는 말까지 나오는 미국과 북한의 속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대화 제의에 호응하기를 기다릴 뿐인 우리나라가 ‘위험한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의 행보를 꿰뚫어 보는 전략가가 한 명이라도 정부 내에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말 이 나라 안보가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대화타령만 하는 이 정부 모습이 너무나 역겨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