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보신분들 있으시죠? 전 1987도 보고 신과 함께도 봤는데
1987이 더 감동적이고 뭉클했으며 눈물도 나오더군요.
그렇지만 1987이 신파는 아니지 않습니까?
희노애락 등 모든 감정들이 재료로 쓰이는 영화라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안에서,
액션,드라마,멜로,판타지 등 모든 장르의 한국영화에
앞으로도 들어갈 '한국식 감성코드'는 그 재료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많건 적건 장르에 따라 비중이 천차만별 일 것이고요.
근데 그 재료들 중 딱 '한국식 감성코드' 단 한가지만을 끄집어 내서
영화 전체를 '그냥 다 신파'라고 규정하고 꼬투리 잡고 있는 짓이 부산행 때부터 계속되고 있는데,
그런 짓이 왜 발생하는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신과 함께가 처음부터 끝까지 억지로 눈물이나 짜내는 그런 신파 영화입니까?
아니,
'신파'라는 일제강점기 구닥다리 용어가
2020년이 가까운 이 시대에 아직도 쓰이고 있고 그게 한국영화의 감성코드 전체에
덧씌워지고 있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봅니다.
당최 신과 함께같은 종합 엔터테인트의 결정판인 영화에
이수일과 심순애같은 '신파'라는 딱지를 만들어 붙이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지..
이순일과 심순애 같이 대놓고 '신파극'이란 타이틀 달고 나온 영화 빼곤
그냥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한 요소라고 봐주고 넘어가야 하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
더군다나 부산행의 해외흥행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는 걸 체험한 지금 시점에
한국인이라면, 그냥저냥마냥 깔게 아니라 부산행 같이 해외에서 흥행할 수 있도록
오히려 두둔해주고 잘한다잘한다 해주는 게 맞지
이래서 신파, 저래서 신파. 아 몰랑 신파야.
SF고 판타지고 뭐고 눈물나게 만들면 그냥 장르도 신파야
그냥 신파야 신과 함께가 아니라 신파와 함께야
라며 까는 짓은 도대체 무슨 심보들인지 모르겠네요.
뭐 신파가 과도하다는 걸 지적해줘야 한국영화가 발전한다고
지 혼자 무슨 고상한 지식인이나 영화평론가나 된 것 마냥 이상한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도 있던데
영화는 영화로 봅시다. ㅋ
진짜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한다면 부산행, 신과 함께에 곁들여진
한국식 감성코드를 확대해 영화 전체 장르를 신파인 것처럼 프레임 씌워 깔게 아니라
저 영화들의 흥행을 축해해주고 주변에 관람을 독려해서
해외 흥행이 더 탄력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줘
한국영화계 전체에 해외자본들이 몰리는 투자유치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신파라고 프레임 씌워 까든 안까든
신과 함께와 부산행은 이미 성공했지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