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팀 말입니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이 사건의 주체인 선수들에게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오직 정치적 이해에 따라 관료들끼리 짜고 친 거거든요.
근데 여기다 대고 찬성한답시고 한다는 소리가 미래를 위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외에 안전을 홍보하기 위해 등.. 심지어는 '이런 작은 것 즈음은 문제 안 된다'는 말까지..
이게 대상만 바뀌었지 88올림픽 때 판자촌 일방적으로 철거할 때 내세운 논리랑 뭐가 다른가요? 지금 2018년입니다.. 이 시대에 아직도 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십니까?
혹자는 그러더군요. 뭘 희생하냐고.. 피해 안 가게 하면 될 거 아니냐고.. 이 말엔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째, 선수들은 이미 피해를 입었다는 것.. 아래는 선수들 인터뷰입니다.
[한수진/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 팀 전체가 함께 꾸는 꿈이기 때문에.]
[조수지/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 스포츠는 스포츠대로 순수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수진/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 (평창) 1승에 대한 그런 꿈이나 목표에도 지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종아/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 이러려고 아이스하키를 했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정말 하루 이틀 준비한 것도 아니고.]
이게 선수들 입장입니다. 이미 사기가 떨어져버렸어요. 사기와 팀웍이 생명인 단체종목에서 선수들 멘탈을 이미 이따위로 들었는데 뭔 피해를 안 가게 합니까.. 심지어는 코칭스텝들까지 비난 일색인데.
둘 째,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는 겁니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이런 문제는 그 주체인 당사자들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정말 이들이 단일팀을 생각했다면 먼저 대표팀 선수들에게 직접 양해를 구하고 상황 설명을 했어야죠. 그래서 선수들을 설득시켜 합의를 본 뒤에 추진을 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을 저렇게 저질러버렸고 잘못된 방법으로 인해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상처를 입고 대다수 국민들도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이 혼란을 만든게 누구인가요?
셋 째, 이게 가장 문제인데.. 그럼에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으면 이제라도 선수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상황설명을 해야 하는데 '피해가 없게 하겠다'는 둥 '몇 명만 엔트리 추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고 이런 식으로 언플만 하고 있습니다.
'단일화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뿐만이다'? '그저 상징성일 뿐이다'? 선수들이 이 말 듣고 뭐라고 생각할까요?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까요? 오히려 '근데 그게 왜 하필 우리냐고'라고 짜증을 낼 것 같지 않나요?
지금 이 문제로 볼 수 있는 건 우리사회가 아직까지 관료주의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는 것,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70~80년대식 사고방식에 젖어있다는 것입니다. 개개인을 무시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아직까지도 대를 위해 개개인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건 군부독재시절 마인드와 다를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