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그것부터 알아 둡시다.
전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은 제아무리 전통이라고 해도 거의 200년 안팍에 나온 것들입니다.
물론 근원적인 음식들, 발효 음식인 치즈(유목민들의 고유 음식), 젓갈(바닷가를 가까이 한 따뜻한 지방의 고유 음식), 식혜류(쌀 문화권에서 고기나 생선을 오래도록 섭취하기 위해 쌀을 통해 발효를 시킨 음식), 장류(콩을 매개로한 발효음식) 등은 그 연원이 깊지만 그 외의 개별 음식들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의 '맛'은 그 연원이 오래 되지 않았음을 아시길 바랍니다.
음식이라는 것이 사람이 매일 먹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적 특징, 기후적 특징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이른바 발달했다 안 했다로 논하려면 몇 가지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1. 조리 방법이 다양한가?
2.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는가?
3. 맛의 기원이 되는 조미료, 향식료가 다양하거나 깊은가?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요리는,
우선, 굽고, 찌고, 졸이고, 삶고, 튀기고, 말리고, 볶고, 삭히고, 우리고 등의 조리법과 관련한 어휘가 전부 고유어로 오랜 전통으로 다양한 요리법이 있음이 확인되며,
그리고 일본 등은 먹지 않는 다양한 풀을 원료화 해서 나물류가 발달했고, 소고기 같은 경우도 프랑스나 세계 최대의 소고기 소비국인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소비 부위가 많고 명칭도 많은 것(100여 개가 넘는 부위가 있다고 합니다.)으로 보아 식재료도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미료 및 향식료를 본다면, 이는 우열을 나눌 수는 없지만 대체로 서양이 향식료 위주로 겉맛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장을 바탕으로 속맛, 우러 나온 맛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 맛의 근원이 되는 장은 된장, 간장, 고추장인데, 이들은 모두 메주에서 시작됩니다.
대두의 발원지인 우리 나라는 콩을 주 조미료로 이를 매우 발전시켰고, 여기에 우리 나라 음식의 고유한 맛, 다른 나라는 흉내낼 수 없는 맛의 근본이 있다고 봅니다.
정리하자면, 우리는 고유의 장과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통해 특유한 맛의 세계를 만들어 놓았고, 이는 다른 나라와 차별성을 갖는 우리의 고유성인 동시에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 나라는 사상적으로 음식에 철학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음식 디미방'이라는 현전하는 거의 유일의 여성 요리서에 보면 종가집의 제례 음식과 손님 맞이 음식이 주류를 이루는데 주자 가례를 바탕으로 한 가문별 제례 문화를 옅볼 수 있으며,
조선 후기의 궁중 나인에 의해 일제 시대 유명 요릿집으로 전래되어 지금까지 이어 오는 궁중요리에는 5색 5미의 5방 문화가 음식에 반영되었음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 음식은 연원적으로도 훌륭하며, 철학적인 부분까지 갖추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우리 나라가 기록 문화가 발달하다보니 자산어보와 같은 어류 총서에는 각 어류의 조리와 관련된 부분까지 나와 있어 음식 기록면에서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