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 중에 일본에서 스키점프를 혐한으로 이용한다는 글을 읽었는데요
혐한이야 매번하는 거고, 그러려니 하고 무시하고 왜 스키점프에 꽂혔는가를 보면요
일본에서의 스키점프는 사실 남다른 점이 있습니다
스키점프에서 한 때는 일본이 세계를 평정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IOC에서 한 가지 규정을 새로 만들어 넣자 일본은 한 순간에 추락해 버립니다
한중일 3국은 어느 한 나라가 잘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서로 벤치마킹을 하며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일본이 스키점프에서 활약하는 걸 보고 바로 육성에 들어갔어요
그러다가, IOC 때문에 한 순간에 추락해 버려서 막 꽃을 피우려다가 흐지부지 됐죠
영화 '국가대표'의 내용이기도 합니다
IOC가 손댄 곳은 스키 길이 제한 규정의 수정이었습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작은 체구를 이용해, 스키를 활공용 글라이더 날개로 활용했던 거에요
160cm의 키에 200cm의 날개를 다는 것과 180cm의 키에 200cm의 날개를 다는 건 활공 거리의 차이가 있죠
그 동안의 최대 길이만 제한하던 스키점프 규정에서는 키가 작을 수록 유리했던 겁니다
스키의 길이를 키와 연동되게 규정을 만들어 버리자 일본의 스키점프는 그야말로 코인처럼 떡락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동양인이 선전하자 차별하는 백인의 폭거라고 인종차별이라며 IOC 비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우리나라 쇼트트렉이 규정 변경으로 인해 갑자기 동메달도 못 따는 수준이 됐다고 생각해보세요
열이 안 받겠나
사실이 어떤 지를 고민 할 이성보다 분하다는 감정이 앞서 폭발 돼서 일단 지르고 본 거죠
그런데, 모든 선수에게 공통으로 똑같이 적용되는 규정 한 가지가 변경 된다고 해서 결과가 급변한다는 건 그만큼 실력이 없다는 반증도 되기에 일본은 여론을 신경 써서 국가적인 역량을 동원하며 노력 했습니다
"너네가 아무리 꼼수를 쓰고 차별을 해도 일본인은 훌륭해서 금메달을 딴 거다"라고 항변하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결과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IOC가 맞았던 걸까요 ? 아니면, 너무 큰 패널티를 준 걸까요 ? 스키 길이를 조금 더 여유롭게 줬더라면 떡락까진 안했을지도 모르죠
어쨌든, 일본인 입장에서는 이미 질러 놓은 게 있으니 자신들의 실력 부족은 순순히 인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 인지 일본은 스키점프와만 연관되면 피해의식이 장난 아닙니다
모든 곳에서 꼬투리를 잡으려 들고, 비난하고 헐 뜯는 게 습관이 돼 버렸어요
더군다나, 평창의 스키 점프대는 우리나라 선수들이나 코칭스탭과 경력자들도 사실 좋은 편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IOC도 바람 대책을 강구하도록 요구했습니다
결국, 좌우와 뒷쪽에 바람막을 설치해 어느 정도 요구를 수용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면은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미 지어 놓긴 지어 놨고, 예산도 최저한도로 설정해서 준비 중인데, 이제와서 다른 스키 점프대를 새로 추가 할 수도 없는 거고, 대회가 임박 했으니 그냥 하는 수 밖에요
스키점프 + 한국의 실책 = 혐한 일본인들에겐 완전체가 된거죠
아무튼, 지금 스키 점프는 경기하는 시간보다 바람이 가라앉길 기다리며 대기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상황이에요. 대회 진행은 물론 계속 대기화면만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 TV중계조차 여의치 않은 지경
처음 입지선정 단계에서 부터 해외 전문가를 참여시켰어야 하는데, 건축공학적으로만 접근해서 쇠기둥 따위 아무 것도 아니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적당한 곳에 지어버린 게 문제였습니다
일본이야 쇠락하는 열폭 종족이고 피해의식 때문에 그런다고 제껴 두고(우리 문제도 아니니까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올림픽이 끝나면, 이 스키 점프대를 허물고 다른 곳에 지어야 할까요 ?
아니면, 문제가 많은 곳이지만 어쩔 수 없이 국제대회 유치도 못하면서 그냥 연습용으로 유지해야 할까요 ?
지자체가 안고 가기에는 아무런 메리트도 없는 애물단지임에는 확실합니다
국가대표 연습용을 지자체에서 재정부담 하라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겠죠
그렇다고 실적도 없고, 비전도 그다지 밝지 않고, 대중 스포츠도 아닌 스키점프에 국가에서 투자하라고 할 수도 없어요
영화 '국가대표'는 이렇게 막을 내리는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