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한국어에는 지나치게 존댓말과 어법이 많습니다.
뭐랄까요. 언어 자체가 위, 아래를 구분짓게 만드니 말입니다. 그래서 경쟁 의식, 비교 심리가 발달한 것일지도요.
이런 언어를 가진 국가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옛날 민주화되면 좀 나아질줄 알았는데, 왠걸 점점 심해지더라고요.
예를 들어 간호원을 간호사로 바꿔부르도록 한 것은 애교 수준.
이젠 하다 하다 마트에 가도 [거스름돈 얼마이세요] 이런 소리를 들으니 원.
돈에도 존칭을 해주다니..
매우 흔하게 [저희] 라는 단어가 쓰이는데요. 프로불편러, 오지라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대체 이 단어를 왜 쓰는건가요 ?
저희라는 단어는 분명히 여러명을 지칭하는 겁니다.
[저희 나라] 라고 하면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상대보다 낮은 위치라고 말하는 꼴입니다. [저희 동네] 는 동네 주민 모두, [저희 집] 은 가족 전체를 모두 상대보다 낮추는 말이죠.
[저희] 를 앞에 붙이는 모든 경우에서 [우리] 로 대신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 는 높고 낮음을 구분하지도 않고요.
물론 학교에서 아이들과 선생님 같은 관계처럼 어느 한 집단이 상대보다 낮은 위치인 것이 확실한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라면 [저희들이..] 이런 표현을 해도 그리 무리가 없죠.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집단 전체가 상대에게 존댓말을 쓰겠다는 동의가 있어야만 [저희] 라는 단어를 써야 할 것입니다. 이런 동의가 명확히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저희] 란 단어를 씀으로서 집단 전체의 동의라는 과정없이 자의적인 판단을 하는 습성이 드는 것이라고 하면 너무 비약일까요 ?
또한 일대일 관계에서 낮은 위치일 경우, 집단 전체도 자동으로 낮은 위치가 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황당하기도 하고요. 아무리 선생님의 위치가 높다 할지라도 아이들 전체보다 더 높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
전 [저희]라는 단어를 어떤 경우에만 써야 한다고 명확하게 교육하던가, 아니면 아예 없애야 한다고 봅니다.
하도 존댓말 인플레이션이 심해서 그런가요 ?
이젠 [우리] 라는 단어가 쓰이는 경우는 드물고 [저희] 라는 단어는 아주 자주 들리네요. 그냥 언어의 단순한 변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