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국악접목 가요가 유행을 타거나 퍼졌었던 적이 없어요...
그리고 토함산 나오던 때와 칠갑산 , 돌고 돌아, 청산별곡이 나온 시기와는 거의 10년 이상
차이가 나요..
송창식이 초기 활동하던 때는 한국에서는 지금처럼 다양한 쟝르가 번성하던 때가 아닌 그야말로
가요의 불모지와 같은 시기였죠. 쟝르도 매우 한정적일수 밖에 없고.
그당시 세계적인 조류도 포크가 매우 번성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한국도 영향을 받을수 밖에는
없었던 것이고 구세대의 뽕짝, 트로트와 차별화 되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트랜드로 각광을 받게
되었던 것이죠. 한국에서 포크가 유행했던 것은 기간으로 따져보면 길어야 20년 정도임.
송창식씨의 50년 음악인생사에서 포크도 한때 거쳤던 것이고 송창식씨의 음악적 정체성을
포크로 한정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포크가 유행이 지난후 송창식씨가 새로운 곡들을
발표한 것을 보면 포크송과는 다소 거리가 있죠... 피리부는 사나이, 우리는, 담배가게 아가씨,
토함산, 가나다라마바사, 상아의 노래, 고래사냥, 등등...
토함산이 나온 해가 78년이죠. 돌고돌아가는 길은 78년 대학가요제에 나왔던 곡이고, 나머지 두곡도 70년대 중반에 나온 곡입니다. 저 시기에 가장 활발하게 국악접목이 쏟아졌던 시기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홀로아리랑도 이 시기에 나온 곡이고 말이죠. 이런 시기가 80년대 초까지 이어졌고, 디스코 음악이 유행하면서 시류에서 멀어진 겁니다. 그 시기에 폭크쪽에서 어떤 곡들이 많았는지, 대학가요제에서 어떤 곡들이 수상을 했는지 알아보면 국악가요접목 현상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겁니다.
아...돌고 돌아가는길...노사연곡이었죠...그곡은 한국적 가락이 있다는 것은 인정요..
청산별곡도 혹시 이명훈의 얄리 얄리 얄라셩 ?
이 두곡은 토함산 나오던때와 시기는 비슷하군요... 그런데철갑산은 좀 한참 나중곡이죠..
뭐..국악과 가요를 접목시킨 곡들은 이때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나오고 있죠..
1970년대말에만 유독 많이 쏟아진 것은 아니고 더군다나 그것이 유행이 되거나 커다란
문화적 반향을 일으킨건 아니란 거죠.
대학가요제에서 전통가락을 접목시킨 곡이 몇곡 있긴 있었죠...
정오차의 바윗돌, 흥부가 기가 막혀, 또 뭐가 있었죠 ?....
대학생들의 참신한 접목이 있긴 있었지만 그게 뭐 대부분 일회성적인 것들이라서...
그게 시류란 겁니다. 몇곡이 아니라 그 시기에 계속 국악접목 가요가 수상곡으로 선정된 것은 아나요? 왜 그렇게 유독 그 시기에 그런 현상이 나왔을까요? 건전가요란 말을 아나요? 그리고 유독 이시기와 전통 때 금지가요가 많았죠. 그런 강요 아닌 강요를 피해가기 위한 방편으로 나온게 국악을 가요에 접목한 이유란 겁니다. 참 아이러니 한 시기였죠.
시류라는 것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문화현상으로 본다면 님이 생각하는 그런 현상들은
시류와는 거리가 먼것이고 그냥 대중음악계의 왜곡현상이라고 봐야겠죠..
그것을 유행이나 시류라고는 표현하지 않죠..
그리고 국악접목 가요중 대상 받은 곡이 몇곡이나 된다고 마치 그런 음악이 매우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인양 말씀하시네요..
국악적 냄새가 나는 곡이 대상을 받은 곡은 제 기억으론 3곡도 안되는데요..
정오차의 곡이 대상을 받기 했으나 이곡을 국악접목가요라고 보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나머지는 다 모던한 음악이 대상을 받았죠..
그리고 건전가요는 잘 알죠... 건전가요에 한국적 가락의 구전가요를 넣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냥 평범한 노래들이었죠..
독재정권의 이상한 문화정책으로 인해 기형적으로 발생한 현상들인것일 뿐이지
이것이 무슨 시류가 됩니까.. 건전가요는 있어도 듣지도 않고 거르는 부분이었는데
이것이 뭐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요...
송창식씨의 많은 노래가 트로트 리듬을 베이스로 하고 만들어진 곡들이 많아요..물론 그것을 자기 양식화 했고 들리기에는 마치 엄숙한 가곡이나 또는 흥이나는 음악으로 만들어갔죠..그래서 많은 어린 가수들이 송창식씨를 존경합니다..송창식이 아니면 할수없는 장르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트로트리듬을 음악에 차용한 이유로 트로트로도 이런음악을 만들수 있다는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포크라는 장르는 틀린 표현이예요.
우리가 말하는 포크는 정확히 말해 American folk rock 이나 folk pop 혹은 folk revival 이라고 불러야해요.
원래 포크란 뜻은 전통적 민초적 음악이예요.
우리나라 농사지을 때 부르는 노래라던지 뱃노래라던지 이런게 포크죠.
모든 나라는 자신들의 포크가 있는 거고.
미국으로 치면 오 수재나라던지 뭐 그런 포크음악이 옛날부터 있었는데
60년대쯤 미국에서 포크 르네상스가 일어나면서
어메리칸 포크 스타일의 팝이나 롹이 유행하기 시작하고
밥딜런 등의 어메리탄 포크롹을 따라하며 우리는 그런 류의 음악을 그냥 포크라 부르게 되죠.
정확히 말하면 틀린 표현이죠.
왜냐하면 우린 원래 우리만의 포크가 몇백년전부터 있었거든요.
Korean folk라고 한다면 뱃노래같은 게 맞는 거고
New Korean folk 라고 한다면 차라리 트로트가 가깝죠.
6, 70년대 우리나라 포크가수가 하던건 미국식포크팝 또는 미국식포크롹이죠.
뭐.. 깊게 들어가면 발라드, 락발라드, 트롯트 모두 해외 관점에서 보면 왜곡된 표현들이죠..
당장 트롯트만 해도 미드템포 랙타임을 의미하는 폭스트롯의 일본식 표현이니..;;
그런데 워낙에 사회전반에 깊게 자리잡은지라 쉽게 바뀌진 않을것 같습니다.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프로들 사이에서 음악용어를 정확히 쓰자는 움직임이 분명 있었어요.
당장 레코딩이나 공연현장에서 정확한 용어를 쓰자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사실 “정확한 용어”의 개념 보다는 “왜색 은어”를 없애자는 개념이었던지라 사회 전반에 걸친 움직임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뭐 그나마 요즘 해외유학 다녀온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많이 변하긴 했어요.
일단 현업종사자들이 정확한 용어를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젖어들어갈꺼라 봅니다.
7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 80년대 중반까지 국악의 가요화를 많이들 시도 했죠.
김태곤 선생님부터 시작해 정태춘 선생님도 70년대 말부터 국악과 양악을 접목 시켰거나 고민 하셨습니다.
왜 하필 그때부터냐라고 묻는다면 여러가지 답변이 나오겠지만, 언더그라운드의 한 축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대두됐다는 답변을 많이들 하시더군요.(박정희식 민족주의와는 결이 다릅니다.)
오래전에 정태춘 선생님과 김수철 선생님 두분한테 공통적으로 들었던 얘기가 있습니다.
70년대 국내 음악인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던것중 하나가 “문화사대주의”였다고 말이죠.
그전에는 그런걸 고민할 상황도 아니었고, 고민할 틈도 없던 시기였지만, 나름 여유(?)라는게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8군이라는 배경이 소위 메인스트림으로 대중음악계를 지배하던 시절에는 얼마나 “똑같이” 서구음악을 연주하고 표현하냐가 관건이었다면, 7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미8군과는 상관없는 배경을 가진 음악인들이 등장 하면서(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포크문화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비로소 “모디파이”의 시절에서 벗어나 우리것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게 다소 투박하지만 국악가요라는 형식을 빌어 등장한거구요.
국내 가요계 역사에 국악가요가 결코 메인스트림이 된적은 없었지만, 시장성과는 별개로 국악과 양악의 접목 시도가 유행 했느냐라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뭐.. 그저 몇분이긴 하지만, 그 몇분이 국내 가요계에 큰 획을 그었던 정태춘, 김수철, 김민기 선생님이고.. 그 분들이 공통적으로 70년대 중반을 “국내 가요계의 사고 전환점”으로 언급 하시는걸로 봐서는 이게 비단 저만의 의견은 아닐꺼라 생각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이게 유행이고 아니고를 떠나 적어도 한국에서 음악하는 사람중 “한국적”을 단 한번도 고민 안해본 사람은 단연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한때 그 “한국적”인걸 얻기위해 다니던 대학 휴학하고 남도지역 무당들 쫒아다닌 시기가 있었어요.
그놈의 “한국적 리듬”한번 접목해 보겠다고..쩝
골때리는건 계기인데... 브라질의 스래시메탈 밴드인 세풀투라의 Beneath the Remains 앨범을 접하고나서였다는거..
스래시 메탈에 녹아드는 그 기막힌 브라질 토속리듬이라니... 그것도 삼바같은 서구화된 리듬이 아닌 말그대로 원시적인 토속리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