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쌓이고 쌓인 국가 부채 때문에 금융도 망하고, 그렇게 되면 기업들에게도 타격이 가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수출이 호조로 이어질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나라도 망하고, 국민도 망하고, 기업도 망하게 되는 거죠.
우선 일본은 천문학적인 빚이 있기 때문에 카드 돌려막기 식으로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합니다. 발행하지 않으면 채무 만기 때문에 국가가 파산하게 됩니다. 물론 국채를 계속 발행한다고 해도 이자율 때문에 빚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일본 경제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안됩니다. 다만 나라가 망하는 시간을 좀 늦춰주고, 다른 방책을 강구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 뿐이지요.
각설하고 일본 정부는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입장이고, 상대적으로 회사채는 자금 유입이 어려워집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 유입에 지장이 생기게 되면 일본 회사들에게 남는 건 사내 유보금을 증가시키는 것 뿐입니다.
그럼 현재 일본 상황을 한번 봅시다. 자국 화폐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게 되면 수입품의 가격은 올라가고, 수출품의 가격은 내려갑니다. 만약 수출회사들이 수출하여 번 돈을 그대로 직원들에게 돌려주고 낙수효과를 일으키면 문제가 안되지만, 그 회사들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내유보금을 증가시킬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회사들이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되면 일본인들의 임금 수준은 동결되고, 반대로 수입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는 미친듯이 오를 겁니다. 버는 돈은 예나 지금이나 200만원인데, 월세값, 밥값, 기름값, 전기세가 다 2배가 되버리는 겁니다. 결국 내수가 위축되고 경기가 순환이 안됩니다.
내수가 위축되면 일본 국민들은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팔고, 더 이상은 구매하지 않게 되겠죠. 막상 먹고 살기에도 돈이 빠듯한데 국채든 펀드든 재테크할 수가 없으니 말이죠.
결국 일본 정부는 외통수에 빠집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일본은행에서 엔화를 계속 찍어내는 거... 엔화를 계속 찍어내면 위 사이클이 반복됩니다. 그것도 상황은 더 악화되면서요.
찍어내지 않는다면 국가 채무를 갚지 못해서 파산 선언. 그리고 국채를 사들이고 있던 회사들과 금융업체, 국민들도 타격을 입게 됩니다.
금융업체들이 타격을 입으면 파산이라도 면하기 위해 회사와 국민들에게 투자한 투자금들을 회수하려 하겠죠. 이렇게 되면 회사들과 국민들은 파산합니다.
금융업체들에 돈을 맡긴 국민들이 몰려들어서 다 자기 돈을 찾아가려 한다면 우리나라 저축은행 사태처럼 순식간에 금융업체들도 파산합니다. 보통 금융업체는 법정 지급 준비율 만큼의 자본금만 자신들이 보유하고, 나머지 돈은 기업이나 가계에 빌려줘서 이자를 받아먹거든요. 이 상태에서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다 와서 돈을 빼가게 되면 지급준비금은 순식간에 동이 나게 되고, 지급준비금이 동이 나서 더 이상 고객들에게 돈을 주지 못하면 파산 밖에는 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