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상으로는 매미가 1등이긴한데 체험해본 느낌으로는 87년 셀마가 역대급이었습니다. 울산이고 집이 어선 정박지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우리집 앞까지 파도가 밀러와서 밤새 부모님께서 물들어오는거 막던게 기억나네요. 다음 날 아침에 엄마 손잡고 나가보니 바닷가 일대 시장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근처 상가 1층에 몇 채에 자동차 3~4배 정도 되는 배들이 처박혀 있던게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근처에 돼지 키우는 곳이 없는데 바다에 돼지 시체 몇 구가 떠 다니고 있었고 그 중 한마리가 아직 숨이 붙어서 살려달라고 꿱꿱 거리는걸 어른들이 배타고 나가서 건졌던 모습도 기억나고, 마을 전체에 통곡 소리가 들렸었죠. 전쟁을 격어본 세대가 아니지만 아마 전쟁이 나면 이렇게 폐허가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