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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03 22:59
우리 음식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글쓴이 : 흑룡야구
조회 : 263  

세계적으로 그 어떤 나라를 근거로 들든 현재 섭취하고 있는 음식, 혹은 그 나라에서 전통음식이라고 부르는 음식들이 사실 대부분은 거의 200년도 안 된 것들입니다.

음식이라는 것은 사람이 늘 먹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의 변이 속도가 빠르고 아래로는 극빈층, 위로는 왕까지도 늘 매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자연적인 것이라 격식은 있으되 내용을 남기는 것도 흔하지는 않은 일이었죠.

그 결과 소위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국가들의 궁중음식들조차도 그 연원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의 국시가 유학이었던지라 철학적인 관점에서 시작하여 사회 전반의 것들에 유교적 가치관을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에 대해서도 그러한 철학이 반영되어 있는데요, 이른바 5색5미입니다.

즉, 음양오행의 사상에서 음식을 조화롭게 섭취해 건강을 지키고 인성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궁중음식이라는 것은 구한말 궁중에서 요리를 하던 궁녀들이 제국이 망하면서 궁을 나와 고급 요리집을 차려 전하는 것인데,

상세한 요리법은 구전되던 것이 대부분이고, 기록화 되어 있는 것은 이른바 의궤라는 것에 기록으로 남아 있는 음식의 이름과 그림, 조리법들입니다.

참고로 정조께서 아버지의 능행을 떠날 때 어머니의 회갑연을 함께하여 수원으로 행차를 하신 적이 있는데 이 때의 능행 기록을 지금으로 치면 기록영화 같이 만든 매우 상세한 의궤가 있는데 그것이 '원행을묘정리의궤'입니다.

여기에는 정조 대왕의 어머니이신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대한 매우 상세한 내용들이 있어 그 중에는 춤추는 무희들의 수와 옷차림은 물론 장신구와 그 제작법, 그리고 잔칫상에 오른 음식에 대한 것도 그림과 재료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정도 수준의 기록은 전세계에도 없는 수준이죠.

그리고 민가에서 양반가의 음식에 대한 한글 요리책도 전하는데 167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음식디미방'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에는 무려 146가지 음식의 조리법이 있는데 그 종류를 매우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어 우리 음식사 연구의 초석이 되고 있습니다.

위의 기록 유산을 토대로 봤을 때 세계 어떤 나라의 요리사에 비해도 우리의 요리 연구와 그 역사가 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게다가 우리 음식은 매우 다양한 조리법을 갖고 있습니다.

'삶고, 지지고, 볶고, 찌고, 굽고, 튀기고, 데치고, 고고, 삭히고, 빚고, 부치고' 등에서 알 수 있는 각종 조리법에 대한 어휘가 순우리말, 즉 고유어로 되어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조리법의 역사 또한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게다가 위 어휘에 담긴 조리법들도 역시 다양해서 특정 나라가 특정 조리법을 주로 이용하고 재료를 다양화 하는 것과는 그 궤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도 우리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사실 '장'이라는 것은 우리 고유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콩을 기본으로 하는 장을 다양하게 응용하여 또다시 장을 만들어 다양한 장을 갖고 있는 점은 특기할 만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메주를 빚어 독에 담고 물을 부어 그 위에 숯과 고추를 올려 색과 맛을 더해 만든 간장, 간장을 빼고 남은 것으로 된장을 만들고, 메주 가루에 찹쌀을 넣고 고추가루를 넣어 만든 고추장 등은 모두 하나의 장에서 파생된 장입니다.

그런데 이를 다시 응용하여 조리거나 섞거나 하여 더욱 다양한 장을 만들어 전반적인 우리 음식의 맛의 중심을 잡아 주는 동시에 우리 음식만의 고유한 맛을 지키고 있습니다.

현용 음식들을 가지고 어느 것이 위대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리 올바르지 못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문화상대주의의 입장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입맛이라는 것은 상당히 취향적인 것이라 단순히 '맛있다/없다.'로 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음식의 경우 그 근원에 대한 기록 유산도 대단하고, 음식을 만들고 섭취하는데 '건강'이라는 철학이 깊이 배여 있으며, 신기하게도 매우 다양한 조리법을 갖고 있다는 측면을 놓고 본다면, 한국 음식의 음식 문화는 매우 다양하며 그 깊이가 깊다라고는 정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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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돌 18-10-03 23:15
   
콩으로 장을 만든건 우리나라임
중국은 고기로 장 만듬
     
흑룡야구 18-10-03 23:16
   
콩이 우리가 원산지죠. 하지만 장문화 자체가 워낙에 동북아에서 보편적인 것이라 장만으로 우리 음식을 정의하긴 힘들 것 같아 여러 부문으로 나눠 적어 봤습니다.
incombat 18-10-03 23:48
   
우리가 원류가 아니라는 발상은 삼국시대 초기 기록 불신론 같은 고대사를 인정하지 않는 이론 때문입니다. 이제 고조선의 발원지에서 요하문명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조선 사대주의자나 식민 사관의 재검토가 국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고인돌, 빗살무늬 토기, 청동기, 철기, 콩, 재배벼 등 눈치보지 않고 오래되었다고 우리가 원조일 수 있다고 말해도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흑룡야구 18-10-04 00:16
   
뒷받침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