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열 두살 때 쓴 시가 아직 남아있네요.
부족하지만 적어 봅니다.
제목: 바람아.
하늘엔 어수선한 바람아
땅에는 소리없는 어둠아
하늘바람아 내려와
땅위에서 반짝이면
나뭇가지야 너도 술렁
둥그런 달무리야
물에 흘러서 내려앉으면
바람아 일렁여 일렁여
물결아 비늘아 반짝거려
어느새 꽃 가슴에 영글었어요.
제목: 가을 강변
하얗게 하얗게
무성한 갈대 강변에서
개개비 울음소리는
엄마 찾아 우는가 봐요
강 넘어서 산 저 속에선
방울이 새가 굴러가요
참새들도 무리져서
지저귀는 짹짹소리에는
갈대밭이 출렁여요
추운 바람에 가을 뒷켠이
죄스러워서 살금히...
달아나는 거 보셔요.
조금 쑥스럽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시를 쓰다가 걸려서 혼날 걸 예상했지만,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에게 줄줄이 칭찬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