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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21 19:35
잔혹 시 사태를 읽고
 글쓴이 : 미월령
조회 : 549  

제가 열 두살 때 쓴 시가 아직 남아있네요.
부족하지만 적어 봅니다.
 
제목: 바람아.
 
하늘엔 어수선한 바람아
땅에는 소리없는 어둠아
하늘바람아 내려와
땅위에서 반짝이면
나뭇가지야 너도 술렁
 
둥그런 달무리야
물에 흘러서 내려앉으면
바람아 일렁여 일렁여
물결아 비늘아 반짝거려
어느새 꽃 가슴에 영글었어요.
 
제목: 가을 강변
 
하얗게 하얗게
무성한 갈대 강변에서
개개비 울음소리는
엄마 찾아 우는가 봐요
 
강 넘어서 산 저 속에선
방울이 새가 굴러가요
참새들도 무리져서
지저귀는 짹짹소리에는
 
갈대밭이 출렁여요
추운 바람에 가을 뒷켠이
죄스러워서 살금히...
달아나는 거 보셔요.
 
조금 쑥스럽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시를 쓰다가 걸려서 혼날 걸 예상했지만,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에게 줄줄이 칭찬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ㅋ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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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15-05-21 19:46
   
술렁 출렁 트램폴린을 좋아하셨나봐요...ㅎ
근데 초등학생의 시로서는 예사롭지 않네요..
미스트 15-05-21 19:46
   
오..이쁩니다.
마치 노래로 치면 '마법의 성'이나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 같은 느낌이네요.
그래요. 이런 거 얼마나 좋습니까?
굳이 젖같은 거 안 써도 얼마든지 재능 발휘할 수 있는데 말이죠.
미월령 15-05-21 19:56
   
저 때 운율이란 것도 모르고 쓴건데 선생님이 알려주시더군요. 천재란 소리도 그 때 첨으로 들었었어요. 그래서 작가의 꿈을 오랫동안 꾸고 살았었죠. 지금은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말았지만...
아직 그 때 써놓은 시가 백편이 넘어욤...
가끔 올려드리죠. 그 때 생각하면서...
     
북창 15-05-21 20:03
   
와...살면서 시 잘 안읽게 되는데...시 두 편으로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연재식으로 부탁드려요 ㅋㅋ
더원화이트 15-05-21 20:10
   
참 예쁜 글이네요...

위에 말씀하신 운율부분은 저도 그런거 잘 모르는지라 저로서는 그냥 좋기만 하네요...

12살에 난 뭐했나......ㅋ
미월령 15-05-21 20:22
   
저 시에서 방울이 새를 모르시는 분에게 말씀드리자면 방울이 새는 부엉이를 말해요. 그 당시 어린 마음에 부엉부엉 하고 우는 둥그런 얼굴을 지닌 새라서 방울이 새라고 불렀었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