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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30 13:49
일본문화산업이 전체적인 생기를 잃는 이유
 글쓴이 : 현시창
조회 : 2,033  


1> 찬란했던 단카이세대


일본 문화산업이 크나크게 성장했던 배경엔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존재합니다.

1947~1952년까지 출생자가 무려 1200만명이 넘어갈 정도로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죠. 이러한 전후세대가 1960년대 중반부터 확실한 소비세대로 군림하게 됩니다.


사실 1960년대 중반까지 일본의 문화적 수준이라는 건 이웃국가인 한국과 비교해도 오히려 개방의 수준이 낮고 폐쇄적인 수준으로. 소득수준과 시장의 규모에 비해 처참한 지경이었습니다. 당시 대중가요의 수준을 보아도 주한미군과 일부 미국유학층을 기반으로 한 한국보다도 모더니즘의 수준에선 한 수 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의외로 당시 한국 대중가요를 들어보면 상당히 세련된 곡이 많아서 듣는 이쪽이 무안할 지경입니다.)


그런데 전후의 평화, 교육, 높은 경제성장률의 수혜를 입은 단카이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자, 일본의 문화산업은 대부흥기를 맞이합니다. 특히 이들 단카이 세대를 비틀즈 세대로 일컬을만큼 미국문화의 수혜를 듬뿍입은 이들로 인해 이들은 상대적으로 세련되고 발달되었다고 여기는 미국문화를 받아들이고, 또 재창조하는 세대로 변신합니다. 이때부터가 일본문화가 아시아권을 휘어잡는 계기가 되죠.


그런데 이런 단카이세대의 영향력은 점차로 축소되는데, 그에 따라 일본의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연극계 전체의 활력이 90년대 초반부터 축소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육아와 교육, 은퇴준비를 위해 단카이세대원들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또 단카이세대 출신의 문화인들이 점차 은퇴를 하게 되는데 이들의 역량에 이를만한 후계세대가 제대로 등장하지도 못했습니다. 시작이 일본어 표현대로는 축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재반등을 위한 소비세대가 등장하지 못한데다, 이걸 반등시킬 예술인이 등장하지도 못합니다.


2> 구매층의 축소


일본은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가장 활발한 문화산업의 소비층인 청장년세대가 매우 가파르게 축소되었습니다. 다만 단카이세대 예술인들이 재능과 실력이 가장 원숙해진 시기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90년대 초반까지 그 퇴조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따름입니다.


그 반동이 온 시기는 90년대 중반부터인데, 이때부터 일본의 문화산업은 80년대 버블시기의 찬란했던 그 시절을 리바이벌 하기 급급하게 됩니다. 시장의 활력은 그만두더라도 창조의 활력은 확연히 죽어버리게 되죠.


3> 비겁한 일본 예술인들.


이런 암울한 상황속에서 일본의 주류예술인, 특히 방송,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제작자들은 가장 비겁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전세계적인 조류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참신하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8~90년대의 리메이크를 선보이거나 극단적인 시장선택형 상품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문화시장 전체의 파이를 줄이게 되고, 그 수준을 떨어트리게는 되지만. 정작 제작자 본인에겐 가장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오게 됩니다. 영화의 경우는 이 무렵이면 인기방송스타를 캐스팅한 스타캐스팅만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며 스스로 자멸하였고, 애니메이션은 유명제작사들의 마지막 유작과도 같은 대작들이 나오나 시대의 조류는 이미 일부 오타쿠들의 구매력에 굴복하는 작품들에게로 넘어가고 있었으며, 음악은 똥덩이를 포장해 팔아도 몇장이고 사줄 마찬가지 아이돌 오타쿠들에게 굴복하였습니다.


게임?

시대의 조류를 읽지 못한체 과거의 그림자만을 쫓아온 것이 일본의 게임업계입니다.


이러한 세가지 정도의 큰 조류가 모여 만들어진게 오늘날의 일본문화산업입니다.

결론은 해당국가의 문화산업의 수준은 해당 국가국민들의 문화수준/의식수준에 걸맞는 수준으로 발전하거나 퇴조합니다. 규모는 둘째 문제입니다. 문화는 어디까지나 얻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로 쏟아져 흘러내려가는 습성이 있고, 이건 결국 문화의 수준은 시장의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지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문화산업은 규모는 여전할지라도 파급력이란 면에선 오타쿠계층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가 쿨재팬을 아무리 외치고, 아무리 지원해도 그 파급력이 본국 오타쿠와 와패니즈 계층을 넘어서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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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15-06-30 14:02
   
잘 읽었습니다. 축구로 말을 하자면 단카이 세대가 황금세대고 유토리 세대가 골짜기 세대인 거군요.
마즈다 15-06-30 14:08
   
상당히 공감되네요. 특히 3번은 갠적으로 문화 소비자적인 면에선 안타깝습니다.
무침 15-06-30 14:10
   
잘 읽었습니다.
냉철하고 정확한 분석에 크게 공감합니다.
낼봐요 15-06-30 15:17
   
일본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벚꽃처럼 피었다 벚꽃처럼 지는 나라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된다 15-06-30 16:15
   
벚꽃 참 빨리 지죠 ㅋ
옵하거기헉 17-07-04 13:23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