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홍수피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많은 언론들이 홍수대비를 하지 못한 정권의 무능이나
과거의 실책들에 대해서 조사를 해서 그 심각성을 밝혔을 것이고
동시에, 해당 재해나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를 했을 겁니다
평소에 친 정부 언론이더라도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그 빈도를 늘려나갔겠죠?
하지만 일본의 현재 상황을 보면 그것과 반대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정권을 잡은 쪽이 원하는 대로 언론이 유도되고 있습니다
일본 야후에서 매번 한국 비방하는 기사가 언제나 코멘트/ 조회수
상위권에 위치해 10개 중에 과반수 이상이 한국 관련 기사일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한 시시한 일본 인터넷 매체의 기사는 매번 상위권으로
올려주는 일본 야후가 '자국에 닥친 재난'이자 '대규모 인명피해'에 대해서
'레코드 차이나'나 '서치나'나 각종 인터넷 쓰레기 매체들이 전하는
'한국 관련 유언비어'나 '헛소문'보다 그 비중을 적게 할애하는 이유는 뭘까요
일본의 정권이 원하는 주제에 대중이 집중하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개입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언론장악을 위해서 이명박 정부 시기에 공영방송에
정부의 권한으로 임명하는 사장을 통해 노조원의 징계나 해임을 반복하면서
PD들이나 앵커, 아나운서들을 길들여 나갔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신문이나 언론 노조는 연대해서 대규모 파업을 시도했기 때문에
그 힘이나 조직이 아직 유지되고 있어 권력도 그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은 그것과 반대로 언론인 노조가 힘이 없었기 때문에 각개격파되고
정권의 논리대로 방송이나 언론이 움직이고 있네요
국영방송국 NHK의 최고경영진이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인물들로 대거 물갈이되고
정권과 관계없이 중립적인 방송과 객관적인 보도태도를 가지려던 인물들은 숙청당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언론인들은 연대하기보다는 각자도생을 택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있었던
언론인들의 대규모 파업이나 연대 파업은 일본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언론인들이
서로 동지의식도 없었기 때문에 해당 사건을 공정하게 보도해주는 언론도 결과적으로
별로 없게 되어 일본의 NHK의 어용방송화는 순식간에 소리소문없이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방송사의 연대파업이나 신문사 노조의 파업을 많은 시민들이
오프라인/온라인에서 지지했고
시사잡지 '시사저널' 직원들이었던 '시사in' 직원들이 특정 회사에서 돈을 받은
시사저널 경영진이 돈을 받은 회사에 불리한 기사 삭제를 시도하는 데 항거해
공정보도를 위해서 회사에 대한 투쟁을 하고 결과적으로 해고당한 사건이 일어나자
독자매체인 '시사IN'을 창건한 시사저널 해고자들을 위해서 구독운동도 벌어졌죠
인터넷 상에서도 방송/ 언론사 직원들에 대한 지지가 주를 이루고 있었던 반면
일본 인터넷에서는 그 반대로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와 NHK는 반일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또 다수의견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점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던데요
한국의 젊은 층은 언론장악에 반대한 반면, 일본의 젊은 층은 아베를 지지했습니다
그 지지의 기반이 무지나 세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죠
우리나라에서 일베 등을 위시한 정부 주도의 여론조성 어용 커뮤니티가 있듯이
일본에서는 2ch나 각종 마토메 블로그, 그리고 오프라인 혐한 등지에 정부가
'재료'를 공급하는 모습이 보여요, 그리고 인터넷/ 오프라인 언론을 이용하는 모습도~
일반인이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개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한국의 시사 이슈를 수집하고 시시각각 대응을 한다거나
(한국에서 일본 정부의 주장을 부정하는 증거가 나타나거나 증인이 나타나면
해당 기사를 즉각 자국 커뮤니티에 옮기는 동시에 해당 자료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날조 주장이나 자료 데이터베이스로 가는 링크를 걸어서 사람들을 거기로 대규모로 유도)
일본 정부의 주장 그대로 한국의 반박 근거는 하나도 제공하지 않는
일본의 인터넷/오프라인 언론들의 의도적 태업을 보세요
과거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자, 한국 정부나 국민들은 일본을 위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성금도 모으고 기부도 많이 했고 구조대를 대규모로 파견했는데
일본에서 퍼진 유언비어는 한국 구조대가 개를 잊어버렸다느니, 구조대의 총 인원이
한자릿수라느니 한국인이 일본의 재해를 틈타서 주인 없는 땅을 차지하고 팻말을 꽂아
자기 땅으로 훔친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고 여자를 강간한다
한국이 일본의 재해를 틈타서 독도를 빼앗아가려고 한다
이런 소리에 더해서
세븐일레븐에서 모금된 한국의 모금액수가 전 세계 세븐일레븐 중에서
최저치에 속한다, 대만과 미국을 찬양합시다- 이런 것들이었으니까
사실상 일반적인 여론이라고 보기 어려운 극단적이고 편향된 여론들이
일본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또 일본의 인터넷 매체들이 필터링 없이
그대로 기사화하거나 더 조장했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이 동일본 대지진에 지원하고 대규모 모금을 통해서
수백억의 지원금과 수백~수천톤의 물자를 보내주니까 한다는 행동이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명시하고 한국의 지원은 필요없다는 식으로
한국의 반발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했고
그러한 일본 정부의 행동은 성과를 거두어
일본에 대한 모금을 중단하고 모인 모금액을 일제 피해자 돕기에 쓰는
한국의 지방 자치 단체가 늘어나고 일본의 지방자체단체들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자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교류를 중단하는 지자체들도
늘어났는데 일본 정부는 또다시 언론을 통해서 '한국은 반일이라서
일본인이 죽기를 바란다'는 식으로 그러한 자극적인 이슈를 재생산하더군요
일본 야후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각국의 지원에 감사하는 배너를 걸면서
한국의 지원액수나 구조대 파견 규모가 컸는데 한국 이하의 지원을 한
다른 나라들의 국기는 감사 배너 속에 넣으면서 한국 국기만 제외했구요
일본의 매체들은 다 같이 한통속이 되어서 세븐일레븐 모금액수를 예로 들면서
한국이 비정한 나라라고 한국을 때리기에 급급했는데, 사실 근거를 따지자면
세븐일레븐에서의 모금이 저조했던 진짜 이유는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라는
일본의 우익 교과서 단체를 지원하는 기업이라는 소문이 세븐일레븐에게 있었기에
적십자사나 복지단체를 통해서 기부할지라도 '세븐일레븐'에 기부하기는 싫었던
사람들이 세븐일레븐에 모금하는 것을 외면한 결과이기도 하고
세븐일레븐에서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의 세븐일레븐에서 알려지지 않은
결과이기도 한데, 일본의 매체들은 그런 전후 사정에 대한 르포를 작성한
매체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언론 통제가 발휘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