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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13 00:21
당나라 시인 두목지의 시 추석(秋夕)은 우리 명절 추석과 무관합니다
 글쓴이 : 감방친구
조회 : 524  

제가 처음 추석 명칭 소고를 공유했을 때에 동아게에서 활동하는 한 조선족 유저가
당나라 시인 두목지의 유명한 칠언절구 시인 '추석'을 근거로 내세우며
우리 명절 추석의 명칭이 중국과 관련 있지 않겠는가 하는 반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일면 타당한 반론이니 괜히 감정적으로 그 이가 조선족인 까닭에 비난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저도 익히 이 시를 알고 있었고, 이후 제 고찰을 통해
그 유저 역시 우리 추석이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 아님을 수긍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실생활에서나 인터넷에서 중국인 등에게 두목지의 이 시를 근거하여 반론이나 공격을 받으실 일이 여러분 역시 또한 분명히 있으시리라 보기에 그 시를 필자 본인이 직접 국역하여, 또한 해설하여 아래에 공유합니다.


__________


■ 원문

秋夕

두목(杜牧, 당, 803~852)

銀燭秋光冷畫屏(은촉추광냉화병)
輕羅小扇撲流螢(경라소선복유형)
天階夜色涼如水(천계야색량여수)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


■ 국역

銀燭秋光冷畫屏

은빛 촛불과 같은 가을 달빛이 화병에 서늘하게 어리우는데

輕羅小扇撲流螢

작은 부채를 살짝 펼쳐 부치니 반딧불이 흐르 듯 떠다니네

天階夜色涼如水

하늘의 섬돌에 물든 밤빛이 물과 같이 맑고 깨끗하구나

坐看牽牛織女星

앉아서 견우직녀성을 바라보네


■ 해설

① 秋夕은 '음력 8월 15일'이나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 아니라 '가을 밤'이라는 뜻입니다. 夕은 반달을 상형한 글자로, 본래 밤을 뜻하고 가리켰습니다. 

② 두목지의 이 시는 秋夕(추석)이라는 명칭 외에 七夕(칠석)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렸습니다. 고대 한시는 보통 제목이 따로 없습니다. 

③ 이 시가 七夕(칠석)이라는 명칭으로 불린 이유는 이 시가 '칠석(음력 7월 7일)'을 노래한 시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음력 8월이 아니라 음력 7월, 구체적으로 견우성과 직녀성이 만나는 음력 7월 7일, 즉 七夕(칠석)을 노래한 시입니다.

④ 天階(천계)는 문헌에 따라 瑤階(요계)로 돼 있습니다. 瑤(요)는 玉(옥)을 뜻합니다. 따라서 천계보다는 요계가 더 표현이 자연스럽습니다.

⑤ 坐看(좌간)은 문헌에 따라 臥看(와간)으로 돼 있습니다. 시간적 배경이나 쓸쓸하고 아름다운 정취로 볼 때에 좌간(앉아서 바라보다)보다는 와간(누워서 올려다보다)이 더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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