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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15 05:48
승리호 설에 봤네요.
 글쓴이 : 야구아제
조회 : 804  

영화란 무엇일까요?

예술이라는 것이 원래 기술에서 출발해 기능이 상실되고 새롭게 창의적 도구가 되며 예술이 되었다고 합니다.

회화가 예술이 된 것도, 노래와 무용이 예술이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노래와 무용이 애초에 어떤 기능이 있었냐구요?

문자가 발명되기 전 인간 문화의 전승은 말과 몸짓 그림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원시 종합 예술이라고 부르죠. 

많은 예술들이 그래서 기술에서 출발해 예술이 되었는데 사실 왜구들이 만든 한자어로는 그 어감을 살릴 수는 없지만 기술자에서 창조자가 되었다면 말이 좀 편할지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회화를 대체하는 사진에 그 원형이 있고, 사진 역시 왜곡을 통해 예술화되면서 영화는 애초에 창작된 허구에 기인하게 됩니다.

즉, 영화는 기술이 목적이 아닌 예술이 목적이었죠.

하지만 예술은 어떤 것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본질적인 것, 사실적인 것, 말초적인 것으로 구분합니다.

왜구식 한자 표현에 따르면, 1류냐, 2류냐, 3류냐는 것이죠.

영화는 근본적으로 3류 예술에서 출발합니다.

동시적이며 현장적인 속성으로 인해 말초적인 자극이 대부분을 이루는 예술이며 매체라는 것이죠.

하지만 서구에서 20세기 작가주의라는 개념이 성립되며 영화도 상위 예술로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됩니다.

할리우드식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대응해 영화를 설계하고 의미를 담아 연출하는 감독의 역량을 높이 산 것이죠.

작가주의는 계속 발달하여 예술 영화의 근간을 이루고 소설보다도 더 각광을 받는 예술 장르로 영화 꼽히게 되고 감독의 작가성이 부각됩니다.

심지어 국어에서도 영화를 국어의 한 과목으로 만드려고 영화는 이야기가 든 매체라며 '매체'라는 국어 하위 과목을 만들기까지 했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90%가 넘는 대학 진학률을 보이며 예술에 대한 소양도 높아 한 영화가 나오면 그 영화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고 파편화하여 여러 가지 관점으로 이해하고 의미화합니다.

그 작업이 상당히 고상하고 격식이 있으며 지식인 내지 교양인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칠 때도 있어서 영화가 애초에 어떤 매체였는지를 까먹기도 합니다.

인류가 언어를 매체로 소통을 시작한 이래로 매체라는 것이 복잡화 전문화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권력과 차별을 낳았죠.

하지만 기술의 궁극적 발달로 새롭게 나오는 매체는 더 쉽고 더 말초적으로 발달하여 가장 낮은 층위에서부터 소통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영화는 기본적으로 복잡성보다는 단순성에 가치가 더 크다고 봅니다.

전 세계, 전 연령, 전 수준이 공감하게 하는 것도 영화의 몫이며, 또 영화니까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너무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봐 온 최근의 고등 한국인들에게 많은 부분이 부족해 보일 수 있겠지만

기술적으로 진보하며 세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보편성과 편이성을 제공한 '승리호'라는 영화가 저에게는 참 잘 만든 영화로 인식되었습니다.

7세가 보아도 재밌고, 90세가 보아도 재밌게 그 시간을 보냈을 법한 영화, 저는 참 잘 만들었다고 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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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기감자 21-02-15 06:09
   
요약 : 단순하고 재밌었다. 따지지마라
호갱 21-02-15 06:24
   
요새 영화나 노래는 예술이 아니라 소비문화일뿐인듯
문화 그 자체를 예술로 보는 시각이라면 뭐 어쨋든 맞는 말이겠지만
     
야구아제 21-02-15 08:27
   
본문에 예술에 층위가 있다고 했는데 과거 음악의 예술성은 즉흥성에 있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같은 곡을 연주하고 부른다고 할지라도 매 번 새롭게 연주하고 불러야 하는 측면에서 기예의 궁극적인 도야와 큰 예술적 맥락에서의 동일성에 가치가 있다는 것이죠.

즉, 매 번 똑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일관적이어야 한다는 부분과, 인간이 하는 일이 매번 같을 수 없기에 예술적인 궁극에서의 공통점을 토대로 매 번 스스로의 예술관이 다름 속에서 맥락으로 통하게 하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현재는 음악이나 노래에 그런 속성이 사라졌습니다. 녹음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과거의 예술적 수준에 도야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졌습니다. 한 번만 제일 잘 된 것을 녹음하면 되니까요.

더불어 녹음이라는 것이 예술의 접근성을 높였고, 대중화시켰습니다.

싸게 먹는 국밥에 궁중의 도와 격식을 바라지 않듯 상업적 문화 예술에 대해 그 질적 가치를 논하지 않던 것이 최근까지의 모습으로 대중 문화는 그래서 예술과 격리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K-POP는 과거 예술이 추구하던 도야를 이루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하여 대중 예술을 질적으로 높여 놓았으며 이를 접한 대중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결국 수준 높음 것은 통하게 된다는 것이고, 그 수준 높음을 통해 대중 문화와 예술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게 돼 가고 있죠.
디저 21-02-15 06:41
   
대중문화에 개개인의 주관적 생각이 그렇다는데 무슨 정의까지 나올 필요가 있을까 싶음
수시때때로 변하는 설리반 모습이나 돈쥐어주는 것하며 선악의 극명한 구조에
창으로 우주선을 마구 끌어댕기며 요리하는 만화스러움
기동대가 꽃님이 찾으러 사살도 불사하다 선장일행들은 순순히 놓아주는 등 중간중간 어색함이 숨어있고
너무 잡다하게 한 영화에 다 집어넣어 갈았음.
     
야구아제 21-02-15 08:17
   
1. 설리반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나노봇이 이 때문에 오작동을 일으켜 검게 변하는데 주기적으로 이를 제거하고 새로운 나노봇을 주입하는 시술(?)을 받는데 점점 컨트롤을 할 수 없어 고작 꼬마인 꽃님이에 대한 지극한 열등감을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2. 미래는 알 수 없죠. 우주에서 초 고속으로 움직이면 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죠, 어쩌면 창이 더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네요.

3. 왜 살려줬다고 생각하죠? 일부러 죽일려고 풀어 준 것이고, 그가 항상 기회를 주고 인간의 이기적이며 속물적인 속성으로 함정에 빠뜨려 더욱 잔인하게 죽이는 것이 버릇이지 않았나요?

4. 승리호 선원들이 스스로 희생하는 존재라는 설리반이 이해할 수 없는 방법을 통해 그가 틀렸음을 증명하고 영화의 선의 '반전'을 준 지점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스텐니 큐브릭 감독의 2002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오바주 한 장면이 보여 SF영화로 넣을 것은 다 넣었다고 봤네요.
     
ysoserious 21-02-15 13:08
   
선장일행을 풀어주는건 자연 스러웠는데요...
일단 선장일행은 설리반과 매우큰 애착관계였음.
특히 태호는...
그런 존재들에게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부정당했음.
죽이는거로 분이 안풀렸고...
항상 자기가 옳다고 증명하며 죽이는 폅집증이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