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대기업 사내하청 1차 벤더 노동자였습니다. 다른 중소기업들에 비해 보수도 좀 좋고 작업환경도 정규직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괞찮았습ㅣ니다. 중증 발달장애 아들과 작은 평수지만 제 집인 아파트도 한채 있었죠. 작년에 아들의 치료와 교육 그리고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기위해 뒤늦게 노조에 가입하고 정규직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집에서 4시간거리 직장으로 불법전보 조치 당하고 그에 대항해서 근 1년에 가깝게 투쟁 중입니다. 회사에서 해고도 않시켜서 일자리를 찾지도 못하고 은행권에서 대출도 제한되었습니다. 빚도 벌써 5천에 가까워지고 있네요. 저의 소중한 가정이 파탄날까봐 대출 상환일자가 다가올 수록 다리가 후달리네요.
극중 태호의 사정이 자꾸 저의 사정과 겹쳐져 보입니다. 사람답게 살자고 힘센 자본에 대들었다가 모든 것을 잃어 버리죠. 저도 재판에 진다면 태호처럼 발달장애 아들을 데리고 길거리를 전전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영화처럼 반드시 엔딩으로 끝나지도 않을 것 같구요 ㅠㅠ
승리호에 신파가 들어갔다 비판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누군가에게는 현실일 수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반쯤 포기한 한국 sf에 다시 부활 불을 지핀 것 같은 우수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