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로 데뷔 후 드라마 '하얀 거탑'의 의사보다 더 똑똑하던 매력적인 카페 사장 '강희재'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보경씨가 오랜 시간 간암으로 투병 끝에 돌아가셨습니다.
이 분뿐만 아니라 연극계 출신 재능있는 배우분들이 병에 걸리는 걸 많이 봤는데
한 때 잠깐 연극 맛을 봤던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돈이 안되고 대부분의 배우들이 투잡은 기본이었습니다. 제가 연극판을 알았을 때에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극장 하나 잡기 위해서 십시일반 쌈지돈 꺼내야하는 것은 기본이고 연극 뒤
분장실은 담배연기로 가득했고 저녁만 되면 소주 몇 병에 새우깡 번데기 참치 등 빈약한 안주로
돌아가며 술을 마시던 그 곳.
나름 극단의 에이스도 투잡을 뛰어야만 했던 그 열악한 환경.. 담배 연기와 깡소주로 배를 채워야만
했던 시절..
그런 시절에서 청춘을 보내다 보면 몸이 맛이 가겠죠. 그래서 그런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나 극단 출신
배우들 보면 건장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허약한?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연극이나 영화에선 날아다니시는
분들이 실제로는 5초도 안되는 뜀박질에도 죽을만큼 괴로워하는 게.. 그럴 수 밖에 없죠.
오늘도 많은 연기자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에 몸을 태우는데 관객의 입장에서는 멋진 모습도 좋지만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다들 열악한 환경안에서라도 몸 아껴가며 오래오래 연기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