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만큼이나 많이 읽혔다는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는 유명한 악당이 등장한다. '볼드모트'라는 인물인데 얼마나 악독한지 웬만큼 담이 크지 않고서는 그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일조차 두려워한다. 없는 사람 취급하고 속으로만 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2021학년도 공립 유·초 교사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임용시험) 최종합격자를 최근 발표한 뒤로 교육계 관계자로부터 "남교사가 너무 적어 큰일"이라는 이야기를 자꾸 듣다 보니 볼드모트가 떠올랐다.
"교원 성비 불균형을 해소할 대책이 시급하다"는데 남교사 할당제를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기함을 하는 일이 많아서다.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여성계가 들으면 큰일 날 일이라며 말끝을 흐리고 만다.
남교사 할당제는 10년도 전에 추진됐다가 여성계의 극렬한 반발을 부른 끝에 좌초된 바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2007년 교육부에 도입을 건의했지만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듬해 교육부에 재차 건의했지만 남교사가 적어 교육 현장에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실증 연구가 없고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 교대마다 전체 입학생의 25~40%를 남학생으로 채우는 '남교대생 할당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임용시험에서는 이런 제도가 없어 출구가 막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대를 나와 교사가 되지 못하면 무엇으로 먹고사느냐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08년 3월 공개한 '교원의 양성균형 임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학부모의 80.0%, 교사의 74.0%가 남교사 할당제에 찬성했다. 여교사 찬성 비율도 69.2%나 됐다. 13년 전 연구이긴 하나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남교사가 더 준 지금 조사하면 찬성 비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2003년부터 행정·외무·기술고등고시·7급·9급 등 공무원시험에서는 어느 한쪽의 성별이 전체 합격자의 30% 미만인 경우 합격선 범위 안에서 추가 합격시키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교사는 적용되지 않아서다.
https://news.v.daum.net/v/20210204100107363
그 이야기를 꺼내선 안된다고...
그분들이 몰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