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문제는 선진국들의 이슈입니다. 대체로 영국을 제외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난민에 관대하였고, 이로 인해 많은 내부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의 아프간 몰락과 이로 인한 난민 발생 문제에 대해 선진국의 의무인가 현실적 대처인가 사이에서 매우 정치적, 외교적 맥락으로 대처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미국으로 아프간에 아주 간접적으로 개입했고, 그들과 관련 있는 아프간 조력자도 매우 적은 편이죠.
따라서 미국을 따라 '작전'하는 척하지만 실제로 대규모, 혹은 전면적인 아프간 난민 구출과는 거리가 먼 것이죠.
우리나라의 경우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어 아프간 문제에 대한 책임 문제가 대두됐고, 우리는 난민을 잘 받아 주지 않는 나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서방의 경우에서 교훈을 얻은 것도 있고 해서 우리는 대규모 난민에 대해 매우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진국인 만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이 강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어느 정도 선을 긋는 것이 필요했고, 지난 한국이 아프간에 주둔할 당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했던 시절의 조력자를 '특별공로자'로 하여 가족까지 수용하면서 400명 안팎의 난민을 수용함으로써 실리와 명분을 다 지킨 성공 사례로 만들었습니다.
미국에게도 명분을 세웠고, 선진국으로서의 책임도 수행했으며 '난민' 수용에 대한 선을 그음으로써 추후의 난민 발생과 수용 문제에서 정확한 입장을 표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다가 400명의 내용에서 가족까지 포함함으로써 진심을 다한 구조로 인식되며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인도적 차원의 성공으로 각인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와 매우 비슷한 입장을 갖는 일본이지만 정부가 무능하고 세태 파악을 못해서 일본이 이번에 적극적으로 조력자를 수용했다면 우리와 비슷한 실리와 명분을 얻었겠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게' 일을 처리하면서 더욱 비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일본은 동조자 수용에 대해 '가족이 아닌 본인만'이라는 규정을 달아 동조자들이 가고자 해도 갈 수 없도록 했다고 합니다.
일본식 일처리의 정석적인 예를 보여준 것이죠.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게' 책임은 누구도 안 지는 느낌으로 일처리를 하는 것이죠.
이번 일을 보면서 일본은 이제 선진국의 지위를 확실하게 잃은 것 같아 보이며, 역사가 없는 얕은 나라가 결국 세계의 선도적 지위를 누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