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태국 총리 공식 초청…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양국 회동
사우디 왕자 집에서 보석 훔친 태국인, 5년 복역하고 수도승 돼
태국 총리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식 방문한다고 AF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쁘라윳 짠오차(68) 총리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공식 초청으로 이틀간 사우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총리의 이번 방문은 30여년만에 양국 정상이 만나는 첫 방문"이라며 "양국 관계 증진 및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태국 총리 방문은 양국 간 공통된 우려 쟁점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통해 성사됐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1989년 사우디 왕자 집에서 일하던 태국인의 '보석 도난 사건'을 계기로 얼어붙었다.
당시 태국인 크리앙크라이 테차몽은 50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2000만달러(약 238억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본국으로 달아났다.
사우디 정부는 도난당한 보석들을 회수하기 위해 1990년 방콕에 외교관 3명을 파견했으나 총살당했고 이후 보낸 한 사업가 마저 실종됐다.
태국 경찰은 이후 현지에서 절도범을 체포했지만 훔친 보석 대부분은 판매된 뒤였다.
태국 정부는 나머지 보석들을 돌려보냈지만 사우디 당국은 대부분이 가짜며, 태국 고위 관리들이 자신들 보석을 갈취했고 경찰 수사는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정부는 보복 조치로 수십년간 주태국 사우디 대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자국민 태국 방문 금지 및 태국인에 대한 사우디의 취업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그 결과 사우디에서 일하는 태국인 20만여명은 본국으로 추방당했다.
태국 정부는 그간 자국 관광 산업 활성화와 자국민 해외 일자리 기회를 넓히고자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30년이 넘도록 회복되지 못했다.
한편 크리앙크라이는 보석 절도 혐의로 7년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5년 만에 풀려나 2016년 수도승이 됐다. 그는 "나쁜 업보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로 눈을 돌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