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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2-08 08:50
저도 군대 이야기 좋아하는데요...
 글쓴이 : 야구아제
조회 : 336  

훈단 수료후 자대가 섬이라 백일휴가를 입대 53일만에 갔다 오는데 포항에서 부산이면 버스로 1시간 반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 포항역에서 대구가는 통근열차로 이동해서 옆에 KTX도 있는데 무궁화호 타고 대구에서 서울까지 4시간 가량 걸렸고 기차 안에서 전투식량도 처음으로 맛 보았습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 거기가 끝인가 했더니 병력호송차 타고 인천 연안부두에 있는 해군 2함대 도서파견근무대까지 가더군요. 

아침 10시 정도 출발해서 연안부두 가니 해가 지고 저녁을 먹게 됐습니다.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무나 길게 느껴졌고, 잠도 오지 않아 하루가 100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원래 백일휴가는 중대선임들이 이것 저것 많이 챙겨주고 휴가복도 칼각 잡아 주는데 섬이 자대인 인원들은 훈단에서 받은 맞지도 않는 휴가복을 어설프게 입고 아무 것도 모른채 백일휴가를 나갑니다.

동인천 역에서 1호선 기차를 타고 1시간 넘게 걸려 서울역에 도착하는데 그 이후로도 휴가 나올 때마다 동인천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을 탔지만 어찌나 시간이 안 가고 기차가 더디던지 지금도 생생하네요.

서울역에서 TMO로 표를 끊어 KTX로 내려왔는데 어제 왔던 하루 종일 걸리던 길이 2시간 만에 끝나고 집에 도착해 부모님께 큰절하고 부모님 마음도 모르고 집을 나가 하루도 제대로 집에서 자지 않고 4.5초 백일휴가 다 썼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인천까지 가야 하는데 어찌나 그 길이 가기가 싫던지 '가지 말까?'라는 고민을 매순간 했었네요.

내 발로 그 곳에 가서 연안부두 곁에 두고 하룻밤을 자고 백령도로 들어 가는데 날씨는 무심해서 파도도 없이 맑은 하늘이라 하루 지체도 없이 입도하고 말았습니다.

신교대에서 여단 본부로 가 여단장 훈화를 듣고 61대대로 배치 받아 대대 본부에서 주임원사와 면담하고 다시 2중대로 배치 받아 독립 중대로 갔습니다. 

한창 더위가 시작할 무렵 중대원들은 2주짜리 유격을 나가서 중대에는 잔여 병력만 있었는데 대대 수송대에서 5대기로 파견 나온 아버지 기수 선임이 신병 갈구기를 하는 통에 쓰레기 비우러 갔다가 소각로에 들어갈 뻔하고 눈썹이 불에 탈 정도로 아찔 했던 경험이 있네요.

소각 작업하던 아빠 기수가 보조로 소각로에 물뿌리던 일병 선임에게 저 보고 물 뿌려 보라며 장난을 쳤고, 저는 선임에게 물을 뿌릴 수 없다며 뇌정지 모드로 있다가 물뿌리기 싫으면 소각로에 들어가라는 말에 척만 할려고 했는데 그놈의 "알았다."라는 말은 안 하는 바람에 눈썹이 타들어 갔고 얼굴을 데일 정도였는데도 말리지 않기에 처음 보는 일병 선임도 그쯤이면 됐다며 물을 뿌리라는 눈짓을 주기에 살짝 물방울 하나를 뿌렸다니 아빠 기수 선임이 깔깔 웃으며 "너 이제 X 됐다."라며 개지X을  하더군요.

그 일로 저는 선임에게 침 뱉은 놈이 돼 한 달 내도록 중대 선임들한테 돌아 가며 쳐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후에 해명이 됐지만 잊히지 않는 기억 제대로 하나 박았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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