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수 대비 의사수 얘기가 많네요. 우리나가 OECD 국가 대비 의사가 적다는...
우리나라 의사가 부족합니까?
병원가서 의사 만나기 어렵나요? 예약하면 3달 걸리고... 그런거 아니잖아요.
인구수 대비 의사수가 적지만, 병원 방문 횟수는 세계 1등일것 같습니다.
의사가 적은데, 병원에서 의사 만나기는 쉽다... 이 말은 의사가 많은 환자를 본다는 얘기죠.
그래서 3분 진료 얘기도 나오는 것이구요.
저도 가끔 외래 보는데, 25명 보는데 3시간 걸렸고, 끝나니까 너무 힘들더라구요.
(한 세션에 100명씩 외래 보는 애들은 진짜 인간인가 싶습니다.)
저는 큰 병원에 있으니까, 외래 세션도 적고 환자수도 적습니다만,
동네 개인 병원, 소아과 기준으로 했을 때, 하루에 환자 25명이면 병원이 운영이 됩니까?
착한 의사여서 환자 1명당 10분씩 쓴다고 하면 칭찬해야 하겠습니다만,
그런 것은 현실세계에서 작동되지 않습니다.
병원이 망해요.
즉 의료수가가 낮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봐야 하고, 환자는 3분 진료하게 되는 겁니다.
앞으로 1인당 진료 시간은 늘리고, 의사는 더 적은 환자를 보는 방향으로 바꿔야죠.
그러기 위해서 수가도 조정해야 하고, 경증 진료 제한이라던가, 실비보험이라던가...
여러 관련된 제도 정비도 필요할겁니다.
우리나라는 소득수준 대비 의료 환경이 매우 좋은편입니다.
좋든 말든 현재의 환경이 이렇게 된 것은 나름 이유가 있는 건데,
그런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의사수 늘리면 다 해결되... 라고 우기면 더 이상 합리적인 토론이 안되는것 같아요.
현재 핵심은 필수 진료과와 지역 의료 공백이죠.
의사수가 부족한게 절대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문제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수십년간 유지되온 시스템인데,
어느날 갑자기 몰아쳐서 바꿔야 될 만큼 긴급한 건지 모르겠네요.
더 많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