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도 호랭이 전자담배 피던 시절 이야깁니다
회사 특성 상 저녁 아홉 시, 열 시는 야근도 아니었지만
그 때도 지금처럼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기척은 느껴지는데 뭔가 조용해서 고개 들어 쳐다봤습니다
교복입은 여학생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주뼜거리더군요
키는 훤칠한데 비쩍 말라서 교복 품이 헐렁해 보였습니다
- 어떻게 오셨어요?
- 저... 모델 하고 싶어서요
- 몇 살?
- 중학교 2학년이요
-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 그냥 여기 저기 물어보니까...
- 부모님껜 말씀드리고 왔어?
- 아니요...
- 언제든 방법을 알려줄테니 엄마나 아빠랑 같이 오든지 허락받고 올래?
- 니예....
- 혹시 부모님 뭐하시는지 물어봐도 돼?
- 아빠가 국회....의원이세요
- 음..존함이?
- ㅎ머시기요(역사 상 최고의 명필과 동명)
흔한 일이라 몇 년 잊고 지냈습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국가행사에 버금가는 시절이라
일부러 챙겨보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입니다
환하지만 조금 어색한 미소의 그 여학생이 틀림없었습니다
이름도 물어보지 않아서 방송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결국 미스코리아 왕관을 쓰더군요
재벌가에 시집갔다 돌아와서 스캔들이 좀 있었지만
가끔 궁금한 인물입니다
어떻게 마무리하나...
요점은 '야근하다 보면 미래의 미스코리아도 만난다' 정도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