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구)잡담게시판
HOME > 커뮤니티 > 잡담 게시판
 
작성일 : 24-04-11 21:28
풀뿌리 민주주의의 재발견 - 잃어버린 도봉 갑을 통해서
 글쓴이 : joonie
조회 : 510  

정치의 기본은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입니다. 솔직히 이번 총선에서 조국 혁신당이 불러온 '정권 심판론'의 거대한 패러다임에 모든 이슈가 매몰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정치의 기본도 민주당의 진성 지지자들.. 정치 고관여층의 관심 영역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시류에 편승했지요. 

조국이 쏘아올린 '정권 심판론'은 특히 민주당에 외형적인 큰 승리를 이끌어내었지만, 진실로 지지자들이 염원하던 결정적인 한 방까지는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잊혀진 풀뿌리 민주주의의 결여는, 몇몇 민주당 텃밭에서 뼈아픈 상실을 안겨주었지요. 마포 을, 도봉 갑, 그리고 화성 을 지역구 말입니다. 

이제 우리는 외면해 왔던 정치의 기본, 풀뿌리 민주주의를 되새겨 봐야 합니다. 그럼으로서 외형적 승리에서 빚어질 수도 있는 오만함의 함정을 극복하고, 약점을 극복해야 하지요. 그런 의미로 이번에는 어느 도봉 갑 거주자의 글을 옮겨와 봅니다. 



------------------------------------------------------------------------------


우선 난 도봉갑 지역구 중 한 곳인 창4동 사는 사람임. 내가 살고 보고 느낀거 위주로 국힘 김재섭의 당선 요인을 적어보자면, 



1. 주민들을 좆으로 본 공천


-우선, 인재근이라는 인물에 대한 피로감이 있던 건 사실임. 인재근이 내리 3선 하면서 뭐 딱히 한게 없기도 하고. GTX 끌어온건 그거 지하가 아니라 지상이라는 소식에 상쇄되고ㅋㅋ 

-그런데 여기는 여전히 김근태라는 인물에 대한 향수가 있고 그 영향력이 있는 곳임. 지선 때도 민주당에서 나온 구의원, 구청장 후보는 전부 김근태와의 인연이 있고 이를 강조함. 국힘 구청장 후보마저도 공보물 마지막 페이지에 김근태 묘소였나? 무튼 관련된 장소에서 찍은 사진 첨부할 정도였는데. 

-따라서 여론이 그리 좋지 못했지만 전 도봉 구청장인 이동진이나, 아니면 지금 김근태 재단 이사장인 유은혜가 나왔으면 아마 민주당이 이겼을 확률이 높다고 봄.

-그런데 안귀령은... 김근태와의 연관성이 1도 없을 뿐더러, 그냥 이재명 측근이라서 경선도 없이 내리 꽂은 인물이었고. 선거 운동 하면서 자기가 어느 동에 있는지도 모르는 진짜 선거 출마자가 맞나 싶은 정도로 준비가 안 된 모습을 보여서 비토가 심했음. 이재명 > 차은우 발언? 저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긴 해.


- 즉, 공천을 개같이 해서 텃밭 따인게 가장 큼. 



2. 민주당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보수 표도 꽤 있고 이게 결집함


-도봉갑은 위의 도봉을에 비해서도 더 텃밭인 지역구는 맞긴 함. 

-다만 북한산 아이파크나 동아 청솔같이 지역 내에서 고가 및 대형 평수 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를 필두로 보수 표심도 꽤 있음. 이번 총선 말고 지난 총선에서도 위의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이겼고. 

-종합적으로 창동 그 중에서도 창1, 4, 5동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보수 표심이 있지만, 그 보수 표를 쌍문동 및 창2동에서의 진보 결집으로 찍어 누르는 패턴이었음. 

-그런데 위의 공천 논란과 김재섭이라는 후보자 개인의 경쟁력이 받쳐준 결과,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선 창1, 4, 5동에서 김재섭이 꽤나 넉넉하게 승리했고, 쌍문동 및 창2동에서는 진보가 거의 결집하지 못했음. 

-결론적으로 도봉갑이 민주당의 텃밭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보수 표심이 아주 없는 동네는 아니었고 때문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봄. 



3. 김재섭 개인의 경쟁력


-김재섭은 정말 열심히 했음.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고 4년동안 지역에 밀착해서 지역구를 관리하고, 그 열심히 하는 모습을 도봉갑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인식할 정도로 노력했음.

-김재섭이 열심히 했다는 걸 보여주는 한 가지 예시가 지난 지선임. 현 도봉구청장인 국힘 오언석 당선을 위해서 오언석 본인만큼이나 열심히 했고 그래서 정치 저관심층 일부는 이번 총선 전까지 도봉구청장을 김재섭으로 알고 있던 경우도 있었음.

-이에 더해 친윤도 아니었고 정부에 대해 비판할 건 비판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굉장히 호의적이었음. 

-당장 매일매일 출퇴근 길에 지하철역 가면 있는 김재섭과, 막판에 좀 오긴 했지만 확실히 덜 보였던 안귀령의 호감도 차이는 꽤 컸음. 이건 내가 쌍문동이 아니라 창4동 살고 있어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아무리 공천 논란이 있고, 원래 보수 표가 좀 있다고는 하지만 정권 심판의 바람이 이토록 강하게 분 선거에서 국힘 후보가 도봉갑에서 이긴다는 건 그만큼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높고 밭갈이를 잘 했다는 뜻임. 아무리 김재섭을 비판해도 찍을 후보가 김재섭 정도라는 것도 그래서 그랬던거고.



4. 꽤 높은 국힘 출신 도봉구청장의 평가


-12년간의 민주당 도봉구청장을 지나 국힘 출신 오언석이 지난 지선에서 도봉구청장에 당선되었는데, 오언석에 대한 평가가 꽤 좋음. 

-이동진 평가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봉이 특히 창동이 오언석 취임 이후 많이 개발되는 모습을 보임. 그 전까지는 계획만 있고 좀 지지부진 했거든. 아마 창동 보수 표심이 결집한데도 이런 이유가 있었을듯.

-사소하긴 해도, 바꿔보니 잘하더라라는 이 효능감이 김재섭 당선에 나름 보탬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함. 



내가 지역주민으로서 느낀 점은 대충 이 정도임. 솔직히 정의당이 가져간 3% 때문에 민주당이 졌다고 투덜대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고, 정의당에서 7~8% 먹더라도 민주당이 이겨야 했던 지역구가 맞다고 봄. 

윤석열의 실정과 별개로 저번 지선에서 뽑은 국힘 구청장이 꽤 잘하고 있고, 아파트 값이 오르면서 보수표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김재섭까지 좋은 평가를 듣게 된다면 다음 지선에서도 민주당 텃밭에서 벗어나 양당이 치열하게 다투는 곳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비전문가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쇠장사 24-04-12 07:58
   
지역민만이 알 수 있는 분석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