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쓴다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거액의 복권 1등에 당첨된다든가
또는 보행로에 뛰어든 자동차나 떨어지는 물건을
사람이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간신히 사고를 피하는
장면들이 가생이 유게 등에도 가끔 올라오는 데
저사람은 평생 운들 다 쓴 듯 등등의 댓글이 달린다.
또 도박꾼들도 손에 들어온 끗발이 나빠 몇 번 계속 잃으면
지금 쯤 끗발이 돌아올 때가 되었다면서 더 큰돈을 걸고 도박을 계속한다.
소위 큰 수의 법칙 (시행을 계속하면 평균이 기대치에 점근한다)는
걸 믿고 운이 돌아올 때까지 도박을 계속하게 된다.
또 전쟁에 경험이 많은 고참병사들이 흔히 하는 얘기로
포탄은 같은 데 두 번 떨어지지 않는다 면서
방금 포탄이 떨어진 구덩이로 몸을 피한다고 한다.
물론 지상에 적당한 엄폐물이 없다면 당연히 움푹 패인
포탄 구덩이가 좋은 엄폐장소가 될 수 있지만
포탄이 같은 장소 두 번 떨어지지 않는 건 아니다.
위에 든 예들은 다 독립시행이기 때문에
몇번을 내가 연속으로 도박에서 졌다고 운이 다시 돌아오거나
한번 운이 크게 좋았다고 다음에는 운이 나쁘다든가 하는 일은 없다.
스맛폰 게임에 뽑기에서 계속 꽝이 나왔다고 계속 뽑으면
좋은 뽑기 카드가 나올 확율이 점점 커진 다고 말할 수 없다.
일정수 시행 후 고급 등급 카드의 지급을 확정 보장하는
소위 "천장시스템"이 없다면 말이다.
오히려 포탄의 경우에는 다음 포탄이 떨어질 확률 분포의 피크치가
바로 방금 포탄이 떨어진 자리이다.
이건 대포의 원형공산오차의 크고작음에도 관계 없다.
하지만 나부터도 그걸 수학적으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심지어는 그런 뽑기가 있는 게임 개발에 참여한 적도 있다)
뽑기에 몇번 실패하면 이번에는 꼭 전설등급 이 나올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계속 헛돈을 쏟아 붓게 된다.
중국 고전의 성인들도 지행일치, 지행합일의 중요성을 설파했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일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