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잼버리의 모토는 '준비하라'입니다. 주최 측은 어떻게 이렇게 준비를 안 했습니까? 제 아들의 꿈이 악몽이 된 것 같아 실망입니다."
나라망신이 따로 없다. 3일 로이터는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아들을 참가시킨 미국 버지니아주 크리스틴 세이어스(Kristin Sayers)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스카우트를 주최한 한국이 폭염으로 더 많은 의료진을 파견했다>는 기사에서 이 부모는 아들이 텐트가 준비되지 않아 맨바닥에서 자야 했고, 아들의 동료가 폭염으로 의료진의 진찰을 받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로이터를 필두로 AP, UPI 서구 통신사들이 앞다퉈 제25회 부안 세계스타우트 잼버리의 온열 질환자 속출 및 준비 부족, 이에 대한 한국 정부와 조직위 측 대응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BBC, ABC, 알자지라, NHK 등 세계 유수 언론과 방송사들도 보도에 나섰다. 이들 언론 중 일부는 작은 규모의 진료소에서 각국 참가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는 영상을 전하기도 했다.
AP는 온열 질환자가 개영식(2일) 당일 다수 발생한 것에 대해 "참가자들이 멀리서 와서 아직 (날씨에) 적응하지 못했다"거나 K팝 공연을 본 많은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했다가 지쳤다"고 말한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의 3일 브리핑 내용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7년간 관련 활동을 한 말레이시아 출신 자원봉사자 레오나 아자르(21)의 체험담을 전했다. 아자르는 "(대회장이) 사우나 같다. 그늘을 찾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기절하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었다"고 말했다.
UPI도 3일 전북지역 12개 시민단체와 환경·종교단체가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새만금 잼버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외신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 상에서도 이 같은 국제적 나라 망신에 가까운 지적과 한탄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반면 행사 중단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나온 조직위 대응은 빈축을 사기에 충분해 보였다.
역대급 개망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