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대체 왜 등장했는가?
정부는 한국의 필수의료 및 지방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여러 시도를 해왔음. 수가를 개선하려고 노력을 안한 것도 아님.
그래서 예를 들어 정부가 흉부외과의 수가를 올린 적이 있었음. 근데 수가를 올려 주면서 전체 과에 대한 수가만 올리고 세부 술기에 대한 수가는 의사들이 알아서 정하게 냅둠. 그래서 흉부외과 의사들은 이를 보고 중요한 술기는 어차피 하는 애들도 별로 없고 시술 건수도 적으니까 로컬에서 주로 시행하는 하지정맥류와 치질 수술에 급여를 넣자! 라고 주장하게 됨. 그런 이유때문에 바이탈 시술 수가 문제는 해결이 안되고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심해지니까 결국 최후의 수단인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꺼내게 됨.
그렇다면 이 필수의료 패키지가 뭐길래 의사들 의대생들이 이를 악물고 막을까???
일단 우리가 알고 있는 증원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고 총 4가지임.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째는 의료인력 확충임. 뭐 의사 수 부족도 있지만 인턴 및 전공의의 과도한 근무시간 같은 이유 때문에도 나온 정책임. 이건 뭐 2000명 증원 운운하며 하도 떠들어대서 다들 잘 알거임. 참고로 전공의의 과도한 근무시간은 정부가 아니라 온전한 한국 의료계의 문제지만 이는 넘어가도록 함.
두번째는 지역의료 강화임. 아마 이건 다른 것들이랑 다르게 일반 국민들한테도 호불호가 갈릴 사안이긴함. 하지만 이 안에도 역시 의사들이 문제삼을 수 있는 내용이 있는데, 개원 면허제가 그것임. 즉 의대 졸업 후 바로 일반의 자격으로 개원하는 것을 막고 최소한 인턴 수련까지는 해서 수련의 자격 정도는 취득해야, 혹은 쿼터를 할당해서 지방 우선으로 개원을 허용해 주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의협에서 족쇄라고 반발하고 있음.
세 번째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인데 이것은 의사들한테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음. 그니까 의료소송 건수 줄여주고 위험 시술 시 의사 책임 줄여주겠다는 거
네 번째인데 이게 사실상 지금 의사들이 국민 목숨을 담보로 잡은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음. 어떻게 보면. 일단 이거를 하게 되면 필수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사들이 버는 돈 자체가 급감하고 필수과도 동네 로컬 의사들이 버는 돈이 줄거든.
그래서 필수과 유입 의사들이 많아져서 필수과 배출 의사도 많아지게 되고. 예를 들어 비급여로 돈을 벌고 있는 미용의 경우 자격을 비의사한테 부여하면 의사들의 연봉 마지노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그리고 통증 역시 수가나 실비로 말도 안되는 수익을 올리는 도수 치료나 각종 주사로 벌어대는데 이러한 것들의 수가를 조절해서 중요한 시술의 것들로 돌린다는 거임.
그러면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이서 일하는 의사들 말고 동네 로컬 의원에서 공장식 시술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의사들은 대부분 칼질당하게 됨. 그니까 지금 전공의들이 이거를 반대하는 거임. 이거 시행하게 되면 본인들이 나중에 로컬로 개원해 나갔을 때 돈 많이 못벌게 되니까.
그러면 바이탈 전공의들은 좋은거 아닐까 싶은데 왜 반대하냐 의문이 들겠지. 일단 이거 하게되면 필드에서 공장식 시술하던 일반의들 반강제로 바이탈로 몰리게 돼서 바이탈 의사들 수가 많아지고 본인들 전문의 취득 이후 로컬로 갔을 때 본인들 수익을 책임지던 하지정맥류나 도수치료 같은 고수익 급여 시술들의 메리트가 사라지니까 저러는거긴 함.
물론 저 정책이 환자들에게도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님. 예를 들어 혼합진료 금지.. 즉 급여+비급여 동시 인정이 금지되면 정형 수술 때 무통 주사나 도수 치료 같은 시술에 대해서 사실상 비급여로 개인 부담을 하게 돼서 기존 실손보험에 가입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커지긴 하지. 이건 진짜 문제가 맞음. 의견을 수렴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
근데 문제는 의사들은 다른 패키지의 장점들은 깡그리 무시하고 이런 단점들만 엄청 극대화 해 나가면서 이거 하면 의료가 망한다라고 주장하며 본인들 밥그릇을 챙기고자 하는 속내를 감춘다는 거야. 그것도 4번보다 1번이 문제의 주된 원인인 양, 실제로는 4번 정책을 기를 쓰고서 반대하려는 내심을 숨겨가면서 말야.
출처 : 오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