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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2-23 12:02
전통 가옥에 대한 소견.
 글쓴이 : 야구아제
조회 : 534  

한국인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가지기 이전에 조상 대대로 한반도에 고유의 언어와 문화, 풍습을 유지하며 살아 왔습니다.

기와 또는 이엉을 이어 지붕을 덮은 형태의 가옥, 목조 건축을 기본으로 가구식으로 제작하는 가옥 형태가 우리나라의 고유 가옥 형태였습니다.

집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는 필수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기술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왔는데 이른바 근대화의 이름 하에 그 기술의 명맥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근대 서구 철학에서 '주체' 개념이 '객체'에 비해 우월하고 절대적이라는 사고 때문에 서구의 제국주의 패권국이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열등한 것처럼 여겨지는 근대화 혹은 개화의 이데올로기는 우리의 전통을 하찮고 쓸모 없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21세기에 와서 전통을 재인식하면서 그 가치를 만들고 있지만 100년 가까운 기술 단절은 아쉬울 뿐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기술을 이어 받는 것 뿐만 아니라 한옥 건축에 대한 규격화 또는 학문화 작업이 추진되어야 하는데 건축학에서도 한옥과 관련한 이렇다할 실질적인 현장 수준의 정립은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한옥에 살고 싶어도 건축에 있어 원자재가 규격화 제품화 되어 있지 않아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이것이 모두 비용 상승의 요인이 돼 활성화 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우리가 꼭 한옥에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굳이 맞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20세기의 발전과 번영이 영원할 수는 없고 현재의 우리 인구가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인구(일제 강점기에 2천 만 명, 광복 직후도 비슷한 인구) 라고 볼 때 다음 세대는 도시를 떠나 단독 주택에 사는 것이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될 수 있고,

서구는 본인들의 전통적 가옥 형식에 전기를 들이고, 배관을 넣어서 현재에 이르렀음을 고려할 때, 우리도 우리의 전통 가옥 형태를 현재에 맞게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 한옥 건축의 이론화 정립와 실제 건축을 위한 법제 및 실무 마련.
- 한옥 건축 자재 등의 규격화 제품화 필요.
- 다양한 적용을 통해 한옥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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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망 24-02-23 13:15
   
음 제가 머리가 나빠서 사실 반절정도는 이해를 못 했으나
기옥의 중요성이나 전통기술의 실전 같은 건 많은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다만 일부 공감가지 않는 워딩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옥의 진정한 가치는
주변 경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에 어우러지는 건축 양식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서양식으로 다 밀어버리고 정형화된 공법으로 정형화된 건축을 해놓고 모양만 본뜬것을
한옥 이라고 주장하면 안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보존할 가치가 있고 보존이 어려운 것이라 여기고 있어놔서 허허허

지나가던 모질이는 계속 지나갑니다.
     
야구아제 24-02-23 13:45
   
한옥의 정의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문제이긴 합니다.

한옥이 우리민족이 수 천 년을 내려 온 보편적 가옥 형태로 본다면 주변경관과 어울리게 지었다는 철학이 보편적이어야 하는데 사실 이는 후대 건축학자들이 일부 대형 건축물이나 상징적 건축물에서 찾아 낸 후천적 표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 운종가 일대의 한옥들은 밀집한 형태로 도시 계획에 따라 지어진 건물들이 대부분이었고 실제 삶에 반영된 한옥은 인간의 주거 개념에 맞게 건설된 것이지 애초에 철학을 담고 있다고 규정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한옥의 규정과 개념에 대해서도 좀 더 보편성이 있는 개념으로 정의되어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네요.
          
아망 24-02-23 14:04
   
아 운종가를 생각을 못 했습니다
부족한 부분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한옥이 보편화 되긴 어렵다 여겨지는 게
애초에 주택 거주자 비율이 한옥이 보편화 될 정도... 가 안되는 것도 문제라 여겨집니다.

산업혁명 당시
수공예 장인들이 공산품 생산자가 아니라
예술가로 거듭났듯이

한옥의 건축기술 및 장인들역시
예술가로서 양성되고 보존 되는게 옳바른 방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찌 여기시는지요?
               
야구아제 24-02-23 14:14
   
이런 개념도 있습니다.

기술과 학문의 차이.

예술이 '작가' 개념이 생기면서 하나의 인간 범주(창의적 본능을 기본으로 한 인간의 본성)로 확대 되었지만 과학 기술 이전에 예술적 기능은 일종의 기술이었습니다.

미술가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자였던 것이죠.

장인의 가치는 예술가의 범주에서 인식됩니다. 그래서 정밀한 과학 기술로 만들어 낸 공산품과는 차이가 있죠.

그러나 장인의 가치는 반대로 보편성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인 기성품이나 일상품과 달리 고가의 제품으로 개량화나 측량화가 안 되는 범주죠.

만약 한옥이 그러한 형태만을 갖는다면 한옥은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기 보다는 단종되고 말 가능성이 큽니다.

예술가 한 명의 예술적 능력으로 예술품은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한옥을 예술의 범주에 두고 한옥 건축가를 예술인으로 본다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예술작품으로 한옥을 만들게 되는데 그것은 일반적인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예술가의 단명과 함께 단절되고 마는 것입니다.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20세기의 발전이 영원할 수 없는 것이며, 21세기 인구 감소와 산업화 시대의 퇴조가 확연하기 때문에 더이상 고층의 기능성만 강조되는 아파트의 수요가 없어질 수도 있고, 앞으로 다시 단독주택의 형태가 수 십년 후의 보편적 주거형태가 된다면,

그 때에 한옥이 보편적 한국인의 주거 형태가 되기 위해서라도 학술화 산업화를 통해 한옥 건축을 누구나 배울 수 있고, 개량화된 자재로 싸게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한옥의 생명력을 후대로 잇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망 24-02-23 14:39
   
아마 보편적 건축으로서의 한옥과
예술적가치로서 보존되어야 할 한옥의 골은 매워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부족한 식견이지만
지금의 주거형태가 인구 부족으로 인하여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생활습관이나 식문화 미적 기준이 점점 서구화 되고 있는 흐름을
거스르기도 어려울것이고요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 보편 주택으로서 기능이 아니라
예술로서의 미학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보는 편이기도 합니다.

물론 예술로서의 미학을 우선 한다고 해
말씀하신 학술화나 개량화를 등한시 해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
산업화 측면에선 퀘스천 마크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바와 같은 맥락에서
목조 흙 돌 등 자연재료의 느낌을 살려 건축하는 한옥을
산업성 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자연재료보다 그와 비슷한 질감을 내는
합성재료가 당연히 싸고 성능면에서도 우수할겁니다.

한옥의 모양을 가진 무언가를 한옥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고집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진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여기는편입니다.

그렇기에 최소한 자료로는 남아 있도록 학술화가 시급하다 생각합니다
                         
야구아제 24-02-23 14:56
   
생각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니까요, 선생님의 고견을 존중하는 바입니다.

예전에 한옥은 이사 갈 때 집도 분해해서 가서 이사 간 곳에 다시 그대로 짓기도 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기능적이었던 부분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의 소재도 소재지만 건축의 방식과 공간에 대한 인식이 한옥의 본질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자연적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은 오히려 한옥을 사라져가는 문화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오히려 상황에 맞게 부재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형태로 집을 지었던 선조들의 주거관을 봤을 때

재료 자체 보다는 바닥 난방을 기본으로 건물 구조를 가구식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적 측면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이고, 저는 건축과는 무관한 사람이니 알아서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야구아제 24-02-23 13:52
   
그리고 첨언하자면 산업화라는 측면을 말씀드린 것인데요. 한옥이 보편화 되려면 짓지 쉽고 가격이 경제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옥은 건축 자재가 규격화 돼 있지 않고 제품화 돼 있지 않아요. 그 결과 장인들의 수공에 의지합니다.

그만큼 설계와 시공이 특수한 것이 되는데

이런 구조면 앞으로도 한옥이 보편적 가옥형태가 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원형 24-02-23 15:00
   
제품화된 것은 북촌 마을 가보면 나옵니다. 집장사의 도시형 주택이죠.

그런데 미를 살린다? 한옥의 좋은 점? 단독주택? 이러면 당연히 장인이 만드는 겁니다. 주춧돌위에 기둥을 세우는 것 자체가 기술인데 말이죠. 그냥 세우는 것이 아니라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