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및 UNODC의 인구10만 명 당 살인범죄 발생률에 관한 국가 간 비교 자료 해석 시 유의점
작성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황지태 부연구위원
2012년 국내의 한 경제 관련 연구소에서 출간된 보고서에서는 OECD 사이트에 실려 있는 각국의 범죄 통계를 비교하여OECD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범죄 발생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특히, 그 보고서에서 살인 범죄통계의국제적 비교 부분을 보면, 우리나라의 살인 발생률이 29개국 중에서 9번째로 높다고 한 점이 눈에 띈다. OECD의 자료를충실히 따를 경우, 그런 계산이 나오게 되는 것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OECD의 자료는 우리나라 사법기관의 무관심과 무지로 인해 잘못 전달된 자료이다. 그러면서도 그게 잘못 전달된 자료인 줄조차도 모르고 있고,왜 잘못 전달된 자료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사이트에 실려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살인범죄 발생률이 그 자체로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것이 잘못 전달된 자료라고 하는 것은 다른 OECD 국가들의 살인범죄 발생률 집계 기준과는 상이한 기준으로 집계된통계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검찰청 『범죄분석』의 살인범죄 통계의 기본 범주는 살인의 기수는 물론 미수 및 예비·음모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OECD 회원 국가들 중 적어도 주요 국가들의 살인범죄 통계는 피해자사망 기수사건을 중심으로 산출된 것이다. 물론 OECD 회원국 모두가 처음부터 그러한 기준으로 통계를 집계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와 대체로 같은 기준으로 살인 통계를 집계하는 나라들도 많다. 하지만, 그러한 나라들조차도 OECD의 자료는 미국의 살인범죄(Homicide) 통계 산출 방식에 맞게 재조정된 통계 수치들이다. 우리나라혹은 혹시 모르는 몇몇 나라들만 빼고 말이다.
OECD 사이트의 살인범죄 발생률 통계의 출처는 UNODC 자료이다. 현재, OECD 사이트의 주요 국가 인구 10만 명당 살인범죄 발생률은 미국이 4.8, 영국, 1.2, 프랑스 1.1, 독일 0.8, 일본 0.4, 한국 2.6 등으로 나오는데, 이는 아래 표에서보는 바와 같이 UNODC 살인범죄 최신 통계자료(2010년 내지 2009년)와 정확히 일치한다. <표 1>을 보면, 제시된 6개국 중에서 한국의 살인범죄 발생률은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