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무는 중인이나 학문이 높아 양반 제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마을에서 똥을 푸는 이를 선생이라 칭하며 지극히 사귀며 존경하자 그의 양반 제자가 부끄럽다며 사제의 연을 끊고자 했다.
이덕무는 지금의 양반들 사귐은 장사치보다 못 해서 아무리 원수도 돈으로 세 번 절하면 사귀고, 아무리 친해도 돈을 세 번 빌리면 원수가 된다며, 경전에 이르기를 군자의 사귐은 변함이 없고 진실하여야 하는데 너희는 경전을 읽는 선비란 자들이 잇속에 밝아 아첨하고 벼슬을 구걸하니 어찌 진실되다 할 수 있겠는가?
예던 선생, 즉 마을에서 똥을 푸는 사람은 비료를 팔아 많은 돈을 벌어도 좋은 음식이나 옷을 입은 적이 없고, 늘 같은 자리에서 변함이 없다. 나는 그런 선비를 본 적이 없으므로 그가 나의 스승이며 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