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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높여주셔요.
사장, 마담, 영업부장, 오부리, 쥴리에게도
말씀을 높여주셔요.
어제 김 사장이 킵 해 놓은,
열 일곱 살 짜리 발렌타인 반 병 쯤은
내가 맡겨 놓은 양 드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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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를 찾으실 때
출근복장 그대로 들여 달라 하셔요.
가슴 파인 짧은 원피스 홀복 말구
그냥 들이셔요.
팽팽한 스키니 청바지에 상큼한 티셔츠의
풋풋한 쥴리를 경험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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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터 쥴리를 옆에 두지 마시고
앞에 두고 서로 마주 보셔요.
한 두 잔 자신 후에 곁에 두셔요.
삼십 센티 미터 떨어져 앉으셔요.
조금 있으면 생글거리는 쥴리가 바짝 붙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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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절대로 꽃값은 묻지 마셔요.
좀 전에 드린 말씀을 잘 지키시면
거기에 이 삼 분 짜리 재밌는 얘깃거리
몇 개 더하시면
자기 집에 가서 한 잔 더하자는
쥴리가 먼저 나가 기다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