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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21 14:00
중학교때 못된놈들에게 늘 괴롭힘 당하던 아이가 있었는데
 글쓴이 : 정봉이
조회 : 780  

대학졸업하고 취업도 안되서 빌빌대던 시절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음

전화를 받아보니 그 친구였음

졸업앨범에 적힌 고향집 전화번호를 통해서 부모님게 내 전번을 알았다고 하면서
생각도 안한 전화였고 무렵 십수년만에 온 전화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실 내가 그 친구하고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기억도 없었던지라
왜 전화한건지? 의문도 들고 당시 다단계 판매가 한참 이슈가 되던 시절이라 혹시 그런건가? 했는데

그 친구는 별다른 내용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갑자기 내게 정말 고맙다고 하는거임
중학교때 자기 괴롭힘 당할때 편들어줘서고마웠다고 하는데
내가 그런말 들을정도로 뭔가를 잘한거 같지 않아서 부끄러웠음

생각해보니 당시 내가 반장이였는데 그 친구를 괴롭히던 무리들하곤 굉장히 사이가 안좋았음
다행이 나는 당시 반장이고 촌동네에선 학업성적도 괜찮은 편이여서
아이들 사이에선 별격취급당해 불량학생들도 나랑 사이가 나빴지만 
내게 물리적위해를 가하지는 않았음

근데 나는 그 친구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만한건 기억이 없는데 
고맙다고 하니 부끄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하고

나는 서울에서 살고 그 친구는 지방에서 살았고
당시 취업도 못하고 찌찔하게 살던시절이라 나도 딱히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전화만하고 직접 만난적은 없이 그렇게 흐지부지 되었지만

요즘 학폭 이야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납니다.
잘 살고 있는지 워낙 순하고 착하던 아이였으니 어디가서 욕먹을 짓은 안하겠지만
잘 살았으면 하네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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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랑 21-02-21 14:04
   
반장이셨구나...
저는 해봤자 전교 미화당번부장 정도였는데...
부럽..ㅇ.ㅇ
     
정봉이 21-02-21 14:12
   
사람의 인격을 갖추진 못한 애들 사이에서 반장노릇 미칩니다.
인왕 21-02-21 14:11
   
잘하셨습니다.
아침부터 버러지때문에 눈쌀을 찌뿌리다가 빛을 본것같네요.
사람은 자고로 빛을 추구해야하는 법!
더욱 빛이 나시기를.....


     
정봉이 21-02-21 14:12
   
아직 머머리 되고 싶진 않아요
          
인왕 21-02-21 14:16
   
어허~ 탈모의 멋짐을 모르시다니...빛이 되어버렷~
농담이고요~고딩내내 싸울수밖에 없었던 사람으로서 저도 고맙습니다.ㅎㅎ
Mahou 21-02-21 14:14
   
아름답습니다. 찬사 올립니다.
선행이 돌고 돌아, 다시 자신에게 온 사례군요.
전 평소 생각하는게 집구석 도덕군자는 중딩도 가능하다 봐요.
입만 털고 아무 일도 안하면 누구나가 되는게 절대 선.
세상을 내려다보며 악인을 심판할 수 있죠 ㅎ

필자님처럼 기억에도 없다 하더라도,
혹은 그것이 선인 줄 모르셨다 하더라도,
필자님은 행동하셨고, 그 행동은 파장이 되었습니다.
이걸 아름답다 표현하지, 달리 어찌 표현하겠습니까.
선의 선순환. 이상적인 사회라면 이런 사회고,
선의 가치. 우린 백번의 선보다 한번의 악에 열광하죠.
조금은 더 높게 쳐주는 것이 궁극에 선을 순환시킨다 여깁니다.
     
정봉이 21-02-21 14:39
   
아닙니다. 이정도로 칭찬들을만큼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