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떨치는 게 무척 힘들었음
처음에는
숲속에 혼자 앉아서
가만히 하늘이랑 땅이랑 나무랑 흙이랑 이런 것들을
바라 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느꼈음
원래는 탐험을 좋아해서
지팡이 같은 거 나무작대기로 하나 만들어서
동네 주변 산들을 탐험하는 거였는데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음
처음 보는 풀이나 꽃도 보고
장소에 따라서 공기의 밀도랑 온도, 냄새도 다르고
또 어떤 곳은 음침하고 어떤 곳은 안온하고
그런 게 되게 신기했음
처음 시작은 국민핵교 이삼학 년 즈음이었음
그러다가 되게 따뜻하고도 시원한 볕이 하루종일 잘 드는 장소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자주 갔음
숲속에 가만히 앉아서 자연에 온몸의 감각을 주저 없이 맡기면서 그 기분을 즐겼음
이게 시작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