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냉면 전문점인 옥류관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원인 걸그룹 레드벨벳이 냉면을 먹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 트레지엠 아트 공연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콘서트 관람을 마친 후 방탄소년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K팝 아이돌 그룹이 문화외교의 첨병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방탄소년단'(BTS)이다.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유럽 공연의 빠듯한 스케줄에도 지난 14일 '한국·프랑스 우정 콘서트'에 출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과 맞물린 이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팬들은 물론, 프랑스 정재계 인사들의 관심을 모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확인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4일 뉴욕 UN 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 대표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외국인이 공들여 쓴 한국어로 고백한 내용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해외 팬을 '사랑둥이'를 변형, '외랑둥이'라고 부른다. 이들 외국 팬은 방탄소년단 팬덤으로 유입되는 동시에 한국문화에 흥미를 품게 된다.
청와대는 방탄소년단이 민간 외교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서도 아이돌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그룹 '슈퍼주니어'와 '아이콘'은 지난달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회식을 장식했다. 마치 K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그룹 'AOA'는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폐막식 무대에 올랐다.
지난 2월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축하공연의 중심도 그룹 '엑소'와 그룹 '2NE1' 출신 씨엘이었다. 그룹 '샤이니' 민호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또 아이돌은 남북 화해무드에서 문화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도 맡고 있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이 지난 2월 평양예술단의 국립극장 공연과 4월 '봄이 온다'에 참여했고, 그룹 '레드벨벳'도 '봄이 온다'에 출연했다. 그룹 '블락비' 지코는 '2018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남북 교류 행사에서 아이돌 참여는 글로벌 이슈를 만들어낸다. 특히 '북한'과 '통일'에 무관심한 우리나라 10, 20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봄이 온다' 당시 아이린을 비롯한 레드벨벳 멤버들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역시 지코가 같은 곳에서 냉면을 먹자 젊은이들 사이에 평양냉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