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고소장 제출 예정…경찰, "성폭행 의혹도 본격 수사"
[SBS 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가수 정준영 단톡방에 유포된 불법 촬영물에 등장하는 한 여성이 정준영과 전 FT아일랜드 멤버인 최종훈 등 5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 A 씨는 18일 단톡방에 유포된 음성파일과 사진, 이들이 나눈 대화 등을 통해 자신이 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으며, 변호사와 협의 끝에 내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간 단톡방 불법 촬영물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정준영 등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전되지 못했다며, 고소장이 접수되는 대로 본격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6년 3월 정준영의 팬사인회를 계기로 정 씨와 최 씨, 버닝썬 직원 김 모 씨, 허 모 씨, 사업가 박 모 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기억을 잃었으며, 다음날 아침 정신을 차렸을 땐 옷이 모두 벗겨진 채 호텔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A 씨 옆에는 최종훈이 누워 있었고, 자신이 깨어나자 이들은 "속옷 찾아봐라", "성관계를 갖자"는 등의 말을 하며 자신을 놀렸다는 것이다. A 씨는 당시에는 너무 당황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호텔을 빠져나왔으나, 최근 단톡방 사건이 보도된 이후 자신도 성폭행을 당했을 것으로 의심해 이때부터 진상 파악을 시작했다.
A 씨는 지난달 단톡방 사건의 공익 신고자인 방정현 변호사 측에 "용기를 내서 메일을 보낸다. 혹시 단톡방의 여성이 내가 아닐까 걱정된다."며 연락을 취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짜와 장소를 특정해 문의했고, 방 변호사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녹음한 음성파일 1개와 사진 6장이 단톡방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음성파일에는 A 씨가 성폭행을 당하며 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녹음돼 있으며, 사진 중 일부는 이들 일행이 정신을 잃은 A 씨를 성추행하는 듯한 장면을 담고 있다.
또 정준영, 최종훈 등 5명이 다음날 단톡방에서 나눈 대화에는 이들이 A 씨를 집단 성폭행했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 정준영은 집단 성폭행을 뜻하는 은어를 사용했으며, 최종훈이 정신을 잃은 A 씨를 성폭행하기 위해 웃음을 참았다는 대화가 오갔다.
A 씨는 동영상과 사진, 단톡방 대화 내용을 확인한 뒤 한 달을 고민하다 결국 이 5명을 고소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사건이 일어난 당시에는 수치심에 당황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이후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연락하며 '성폭력은 물론 불법 촬영도 없었다'는 취지로 얘기해 더 따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A 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 사업가 박 씨는 자신은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성폭행 가담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최종훈 등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이들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했으나, 최종훈은 전화기를 꺼 놓아 연락이 닿지 않았고, 다른 이들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한 뒤 이를 단톡방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최종훈은 같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그러나 이들이 불법 촬영 대상인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되는 대로 A 씨를 먼저 조사하고 정준영과 최종훈 등 당일 A 씨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