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눈에 띄어 가요계에 첫 발
SM 소속 아티스트 음악 작·편곡 도맡아
“이수만 선생님이 저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주시면서 SM에 뼈를 묻으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게 벌써 25년 전 얘기예요. 하하.”
음악 프로듀서 유한진이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유한진은 최근 청춘을 다 바친 둥지였던 SM엔터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동행을 끝내고 n.CH엔터테인먼트(이하 n.CH)에 합류했다. 새 둥지에서 그간 못다 펼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내겠다는 각오다.
작사, 작곡보다는 편곡 작업에 중점을 두며 SM 아티스들의 음악에 풍성함을 더해왔다. 다나의 데뷔곡 ‘세상 끝까지’가 SM에 입사한 뒤 처음으로 편곡 작업을 담당했던 곡이란다. 유한진은 “편곡 속도가 남들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점이 저의 장점이었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편곡도 하루 만에 끝냈다”면서 “그렇다 보니 음반 수록곡들뿐만 아니라 음악 방송용 인트로, 연말 시상식 버전 리믹스 음악 작업 등을 제가 도맡다시피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SM 아티스트들의 티저 영상 음악과 콘서트 음악 작업을 담당한 것 또한 저였다”며 “에스파 음악까지 작업하다가 SM에서 퇴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한진의 친형은 SM 대표 프로듀서인 유영진이다. 이수만이 유한잔이 미니디스크(MD)에 담아둔 데모곡들을 들은 뒤 ‘SM에 뼈를 묻으라’는 제안을 건넸던 장소도 서울 강남구 방배동에 있던 유영진의 작업실이었다. 하지만 ‘엄한 형’이었다는 유영진은 동생 유한진이 자신과 같은 음악의 길을 택했음에도 따로 지름길을 알려주지 않았단다.
유한진은 입봉작인 H.O.T.의 ‘더 웨이 댓 유 라이크 미’(The Way That You Like Me)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뿌리에 해당하는 장르를 딥 알앤비(deep R&B)로 꼽았다. 그러면서 유한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 2~4개로만 반복된다는 점이 특징인 장르다.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버스비를 아껴 모은 돈으로 딥 알앤비 곡이 실린 음반 CD들을 수집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좋아한 장르인데, 제가 H.O.T. 노래를 통해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며 뿌듯해했다.
음악적 뿌리가 딥 알앤비라면 강점은 폭넓고 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이다. 유한진은 “지난 25년간 수많은 SM 아티스트들과 호흡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음악 트렌드에 발맞춰가며 끈질기게 살아남았다”면서 “저만의 색깔을 고집했다면 지금까지 음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수만 선생님도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음악을 섭렵하며 고유의 색깔을 만들었다는 점을 저와 형의 강점으로 짚어주곤 하셨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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