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오페라를 볼때 오페라의 가사가 전부 들리는건 아니라죠.
판소리를 들을때 대사가 전부 들리는 분들은 별로 없죠?
그럼에도 오페라의 내용을 전부 알게 되고 판소리의 감동을 전달 받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심이 있어서죠.
관심이 있어서 찾아보고 가사나 대사 하나하나를 이해하고
그 가사에 대사에 따라 다시 듣고 보고..그래서 그것을 좀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BTS이전에도 그랬지만 BTS를 분기점으로 확실하게 정의된게
가사가 영어인지 한국어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음의 어감이나 음율이 처음 접했을때 더 중요하며
그것이 K-pop과 같은 종합예술의 경우엔(특히 뮤비를 필수적으로 동반하는)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는 거죠.
좋아하게 되면 가사는 자국의 언어가 아니더라도 마법의 주문처럼 사랑스럽고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기때문에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면 할수록 원래 가지고 있던 뜻보다 더 깊고
광범위하게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요 근래의 k-pop의 경우 발음이 마치 영어발음처럼 많이 굴리거나 아예 언어보다 음악에
가까울 정도로 발음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뭐..초기의 k-pop시기에 외국출신의 교포가수들이 의도적으로 영어식의 발음을 한국어에
집어넣어서 약간의 pop스러운 느낌을 주고자 했던 때가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요.
어찌보면 길은 달랐는데도 결국 목적지인 "가사전달보다는 음의 전달"이 우선이라는 것에는 도달하게
된건 상당한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네요.
결국 언어의 한계는 자연스레 무너지고 가사는 문법의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음율화가 강해지고 당분간 지배적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