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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와 ‘스즈메’의 흥행 비결은 원작 만화에 대한 애틋한 추억,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향한 짙은 팬심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영화적 완성도를 갖췄지만, ‘덕심’이 폭발한 것이다.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어느덧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주요 세대로 성장해 한정판 굿즈까지 완판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또한 ‘스즈메’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 이은 재난 3부작으로 10대~30대 관객층을 타깃으로 삼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지난해 여름부터 블록버스터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영화시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믿고 보는 한국영화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OTT 시장 발달과 티켓값 상승으로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만 흥행이 보장된 것이다.
티켓값이 크게 상승한 만큼 관객들의 계산은 더 까다롭고 예민해졌다. 옛날처럼 ‘킬링 타임용 무비’를 냈다가는 망하기 십상인 시대다. 언제 어디서든 볼거리가 차고 넘치기 때문에 영화를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입증해야 한다.
대다수의 제작자, 감독들 상당수가 OTT 시리즈 제작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한국영화의 투자가 안 된다고들 얘기하지만, 누가 봐도 여전히 좋은 프로젝트에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제 앞으로 ‘극장에서 안 봐도 될 영화’는 살아남을 수 없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오히려 현재가 한국영화의 질적, 양적 성장을 재고할 시기가 아닐까.